허위 뇌전증 진단으로 군 복무를 피하려고 시도한 혐의를 받는 면탈자들에 대해 검찰이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재판장 김윤희) 심리로 열린 ‘뇌전증 병역면탈’ 브로커 김모(37)씨와 공범들의 첫 재판에서 병역면탈 피의자와 모친을 포함한 18명에게 각각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브로커 김씨에 대한 구형은 이날 변호인이 불출석하며 미뤄졌다.
김씨를 통해 병역을 회피하려 시도한 피의자 중에는 프로게이머 코치와 프로골퍼, 의사 등도 포함됐다. 검찰은 이날 프로게이머 코치와 프로골퍼에게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범행이 중대하고 계획적으로 장기간 저지른 점을 고려하면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면서도 “병역 의무자들이 자백하는 점, 범행 수법이나 브로커를 타인에게 소개한 정황이 없는 점, 동종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는 병역면탈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병역면탈 피의자의 모친도 법정에 출석했다. 피의자 이모(31)씨의 병역면탈을 도운 혐의를 받는 모친 김모(69)씨에게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하고, “범행에 적극 가담하고 거액의 대가를 지급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씨의 모친인 김씨는 “잘못된 모성애로 인해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고 울먹였다.
한편 브로커 김씨는 이날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다만 김씨의 변호인이 불출석해 김씨에 대한 구형은 연기됐다. 김씨는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자신이 개설한 온라인 병역상담카페를 통해 질의를 해 온 이들에게 댓글을 달거나 쪽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접근한 뒤 이들을 상대로 가짜 뇌전증 진단을 받도록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