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지방자치단체장 시절 정치적 기반을 쌓은 경기도를 찾았다. 경기도 수원 경기도의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자신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씨의 지난 9일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 경기도의회에 도착한 이 대표의 표정은 착잡했다.
이 대표의 현장 최고위는 지역 민생 현장을 살피기 위해 전국 순회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날 현장 최고위는 지난 1월 27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뒤 한 달을 넘겨 열렸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과 국회 본회의 체포동의안 표결로 중단했던 민생 행보를 재개했다. 하지만 모든 시선은 전씨의 죽음에 대한 이 대표의 입장으로 쏠렸다.
이 대표는 현장 최고위에서 “믿을 수 없는 부고를 접했다. 성실하고 유능했던 한 공직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평생을 공직에 헌신했고 이제 퇴직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던, 모범적인 공무원이었다. 자랑스러운 공직 생활의 성과들이 검찰 앞에서 부정당했다. 지속적인 압박 수사로 얼마나 힘들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나와 연을 맺었던 모든 사람이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2차, 3차 먼지 털 듯이…(수사를 받았다). 이분(전씨)은 반복적으로 수사를 받았다. 검찰의 압박 수사에 매우 힘들어했다”며 “검찰 특수부의 수사 대상이 된 사람들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는가. 없는 사실을 조작해 자꾸 증거를 만들어 들이대니 억울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씨는 지난 9일 밤 8시50분쯤 경기도 성남 수정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전씨의 자택 현장 정황을 토대로 극단적인 선택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씨는 생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서 경영기획본부장을 지냈고, 사장 직무대행도 맡았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전씨는 유서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이 대표의 이름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