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신도 상습 성폭행 혐의를 받는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씨를 비호하는 세력이 공영방송 KBS 내부에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JMS를 30여년간 추적해 온 반(反) JMS 단체 ‘엑소더스’의 대표인 김도형 단국대 교수는 9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1TV ‘더 라이브’에 출연해 “정명석을 비호하는 사람이 먼 데 있지 않다. 이 KBS에도 있다”고 폭로했다.
당황한 진행자들이 “그렇게 단언하시면 안 된다”고 말을 끊었으나 김 교수는 “아니요. 제가 이름도 말할 수 있다. 그건 잔인할 거 같아서 이름은 말씀드리지 않겠지만 KBS PD도 현직 신도”라며 발언을 이어갔다.
김 교수는 또 KBS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통역사도 JMS 신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여자 통역사는 현재 (JMS 관련 형사사건의) 외국인 성피해자들 통역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사람이 KBS 방송에 노출된다면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 ‘저 언니는 신뢰할 수 있겠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 언니를 신뢰하고 따라가면 어떻게 되겠냐. 계속해서 성피해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JMS 신도가) 사회 곳곳에 있는 것 같다”고 대꾸하자 김 교수는 “사회 곳곳에 있다”며 말을 이어가려 했다. 그러자 진행자들은 “시간이 없다”며 방송을 급히 마무리했다.
방송 이후 온라인에는 ‘KBS에도 JMS 신도가 있다’는 발언을 편집한 영상이 퍼져 나갔다. 더 라이브 유튜브 영상에는 “KBS PD와 여성 통역사 누군지 밝히라”고 요구하는 댓글이 쇄도했다. 한편 녹화 방송이었으면 편집됐을 텐데 생방송이어서 다행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10일 공식 입장을 내고 “전날 김 교수가 ‘더 라이브’에 출연해 제기한 JMS 비호 의혹에 대해 즉각 진상조사에 착수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최근 JMS 등에 대해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공개 이후 여러 언론 인터뷰에 응하며 JMS의 실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JMS를 신봉하는 엘리트 조력자들이 사회 각계각층에 포진해 정명석씨의 뒤를 봐주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교수는 방송에서 “정명석이 인터폴 적색수배가 됐을 때 당시 현직 검사가 성폭행 수사 기록을 몰래 빼내서 분석한 다음에 정명석에게 이렇게 대응해라, 저 사건은 저렇게 대응해라, (조언했다.) 이 보고서까지 수사기관에서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 “서초동에 있는 대표적인 권력기관(대검찰청 청사) 정문을 들어가면 기관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있다. 그 조형물을 만든 사람이 JMS 신도”라고도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