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종교집단 ‘기독교복음선교회’(JMS)가 최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공개 후 사회적 주목도가 높아지자 소속 신도들에게 교회 출석 등 노출을 삼가라고 공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30년 가까이 ‘반(反)JMS’ 활동을 해온 김도형 단국대 교수는 “(개별적 사건이 아닌) JMS 집단 전체에 대한 수사에 들어가야 한다”며 “이미 불리한 자료에 대한 증거인멸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9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JMS 탈퇴자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JMS가 신도들에게 ‘교회에 나오지 마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뿐 아니라 홍콩 쪽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JMS 총재인 정명석씨의 성범죄를 비호·방조하며 무마한 조직내 ‘숨은 공범’들은 한번도 처벌받은 적이 없다며 n번방 조주빈처럼 JMS 집단 자체에 ‘범죄단체조직죄’를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씨의 해외 도주 자금 등 공금횡령 의혹도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일선 경찰서 차원의 수사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김 교수는 “검찰, 경찰, 법원 할 것 없이 각계각층에 JMS 신도가 퍼져있다”며 “이들이 수사기밀 및 피해자 정보 유출, 협박·음해 등에 관여한 증거와 정황이 많다. 이 부분도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21년 한 외국인 여성 신도가 일선 경찰서를 찾아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JMS 측에서 곧바로 연락이 오자 신상정보 유출과 보복 공포에 고소를 취하했다. 정씨의 성범죄 중 수사가 진행됐거나 진행 중인 사건은 9건이지만, 훨씬 더 많은 피해자가 두려움이나 수치심 때문에 신고를 주저한다고 했다. 또 그간 정씨와 JMS에 대한 거듭된 고소·고발에도 JMS 본거지이자 조직적 성범죄 현장인 충남 금산 ‘월명동 성전’에 대한 강제수사는 한 번도 없었다며 부실 수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경찰은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고소에만 기반을 둔 한정된 수사를 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대대적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