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체제가 8일부터 가동되면서 당정 관계도 안정 궤도에 들어서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 대표가 정기적으로 만나는 ‘정례 회동’도 검토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새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여권은 김 대표 체제 등장 이후 당정 관계 정상화를 ‘1차 목표’로 세웠다.
특히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대선 승리 1년 만에 사실상 처음으로 정상적인 여당 지도부를 맞이하게 됐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을 포함해 집권 초기까지 이준석 당시 대표 체제와 갈등을 빚었다.
이 전 대표가 대표직을 박탈당한 이후엔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에 이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국민의힘이 지탱됐다.
여권은 안정감이 있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통해 정상적인 당정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애썼다.
친윤(친윤석열)계가 3·8 전당대회를 통해 ‘김기현 체제’를 세우기 위해 뛰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당정은 단합된 힘을 바탕으로 윤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김 대표는 9일 국민의힘 대표로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첫 일정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잡았다.
김 대표는 현충탑에 헌화, 분향한 뒤 현충원 방명록에 “오직 민생, 다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이후 김 대표는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등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김 대표는 이어 국회 당대표실에서 윤 대통령의 취임 축하 난을 들고 예방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났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당이 정비가 안 돼 있어 대통령께서 일하시는데 곤란한 점이 더 많이 발생하지 않았느냐”라며 “(앞으로는) 좀 많이 힘을 보태드리도록 당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수석은 “대통령도 지금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는 듯하다. 하도 민생이 어렵다고 하고 외교 일도 많고 정말 열심히 하시는 것 같다”며 “당이 한 축이 돼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되게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노동개혁, 경제살리기, 수출 등 민생 행보가 국민에게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며 “대통령이 국정 현안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국회나 당의 현안은 전혀 걱정 안 하도록 체제를 잘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오는 13일 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초청해 만찬 회동을 갖는 것도 ‘김기현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정례회동이 검토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 수석은 정례회동과 관련해 “대통령 일정이나 당 일정 등 여러 가지를 감안해 주기적으로 할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그런 부분에 대해 디테일하게 결정된 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통화 내용과 관련해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고, 덕담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지도부 임무는 내년 총선 압승과 윤석열정부의 성공”이라며 “국민의힘이 드림팀이 돼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민생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민지 박성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