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제징용 배상안을 옹호하며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는 글을 써 논란을 일으킨 김영환 충북지사가 계속되는 야권의 사과 요구에 “반어법을 이해 못 하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 지사는 9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내놓은 3자 변제 해법이 (과거사에 대한) 일본 책임이 없다거나 그걸 용서해 준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 논란은) 사과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일본이 과거의 식민지 침탈에 대해 통렬한 반성을 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아쉽고 측은하다”며 “독일과 같은 자세로 종군위안부, 징용배상, 독도 문제 등을 대했더라면 국제사회에서 더 큰 존경과 신뢰를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은 일본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내 무덤에도 침을 뱉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지사는 해당 글에서 “‘통큰 결단’은 불타는 애국심에서 온다”며 “진정 이기는 길은 굴욕을 삼키면서 길을 걸을 때 열린다”고 했다. 야권이 자신을 ‘친일파’라고 비난하더라도 한일관계 개선이 곧 애국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