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유커가 온다’ 항공사 한중 노선 확대 채비

입력 2023-03-10 00:03
서울 시내 한 면세점에 줄 선 중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입장객들. 국민일보DB

굳게 닫혔던 한중 노선의 문이 다시 열리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운항 노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 ‘큰 손’인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귀환은 국내 여객 시장에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전 세계 여객 시장도 중국의 리오프닝에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9일 중국 노선 운항을 17개 중국 노선 주 89회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기존 9개 노선 10회 운항하던 것에서 9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아시아나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주요 노선을 대거 증편하면서 옌지, 선전, 하얼빈, 항저우, 청두행 노선의 운항 횟수도 늘린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기존 5%에 머물렀던 중국 노선 운항률을 50% 가까이 끌어올렸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노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중 정부가 양국을 오가는 운항 노선 정상화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양국 항공사는 별도 제한 없이 보유하고 있는 운수권에 따라 주 608회까지 운항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제한을 두면서 일주일에 최대 62회까지만 운항이 가능했다.

한중 노선 정상화 이후 항공업계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존 주 9회 운영되던 노선을 주 26회로 증편했다. 인천∼시안 노선과 인천∼베이징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고, 광저우, 칭다오, 선양 등은 운항 횟수를 늘린다. 에어부산은 부산∼칭다오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1일 운항을 재개한 부산∼옌지 노선은 주 2회로 증편을 준비 중이다.

서울 경복궁을 입장하는 중국 관광객을 비롯한 입장객들. 국ㅁ니일보DB

아직 증편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다른 항공사들도 중국 노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출의 비중은 다르겠지만, 대부분 노선 확대에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항국의 허가를 기다리는 곳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한중 노선이 늘어나는 게 당장 극적인 매출 증대를 가져오지 않을 순 있지만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 중에 자국 항공사를 이용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당장 업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향후 정상화가 된다면 큰 이익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코로나 직전인 2019년 600만명에 달했으나 코로나 직후 20만명으로 급감했다.

해외에서도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이날 지난 1월 기준 전 세계 여객 수송 실적(RPK)이 전년 동기 대비 67.0% 증가했다고 발표했는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국제 RPK는 무려 376.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IATA는 “국내 여행에 집중됐던 유커들이 리오프닝 이후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전망도 밝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