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옹호하며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는 글을 쓴 김영환 충북지사를 향한 날 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는 9일 오전 10시 충북도청 앞에서 김 지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도청 현관에서 ‘정의봉’이라고 쓰인 막대를 들고 서서 “수많은 말 중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는 표현은 지사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친일파 김 지사가 사과할 의향이 없다면 우리는 도지사를 그 자리에 둘 수 없으니 내려오시든지 양자택일하라. 친일파의 무덤에는 침도 아깝다. 부관참시가 답”이라고 외쳤다. 그는 “김 지사가 사과할 때까지 (도청에) 오겠다”면서 김 지사 사과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도 이날 오전 11시 도의회 앞에서 김 지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충북도당은 결의문에서 “윤 대통령 특보를 자임하면서 아첨에만 급급한 도지사, 국민을 매도하는 시대착오적 사고방식을 가진 도지사는 더 이상 165만 충북도민에게 필요 없다”며 “김 지사는 아첨꾼이자 막말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국민을 향해 ‘사과를 구걸하지 말라’고 쏘아붙인 김 지사의 정신세계는 도대체 어떤 것인지 의아하다”며 “김 지사가 지금이라도 잘못을 뉘우치고 도민께 사죄하지 않는다면 도민의 처절하고 뜨거운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7일 정부가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제3자 변제 방식의 배상 방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윤석열 정부의 방안을 ‘통 큰 결단’이라고 평가하는 한편 정부를 비판하는 야권 목소리에 대해서는 “일본의 사과와 참회를 구걸하지 말라”면서 “진정 이기는 길은 굴욕을 삼키면서 길을 걸을 때 열린다”고 주장했다.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