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김영환 나와라” 충북도청 앞 정의봉 시위

입력 2023-03-09 16:50
시민단체 대표 오천도씨가 9일 충북도청 본관 입구에서 김영환 충북지사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옹호하며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는 글을 쓴 김영환 충북지사를 향한 날 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는 9일 오전 10시 충북도청 앞에서 김 지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도청 현관에서 ‘정의봉’이라고 쓰인 막대를 들고 서서 “수많은 말 중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는 표현은 지사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친일파 김 지사가 사과할 의향이 없다면 우리는 도지사를 그 자리에 둘 수 없으니 내려오시든지 양자택일하라. 친일파의 무덤에는 침도 아깝다. 부관참시가 답”이라고 외쳤다. 그는 “김 지사가 사과할 때까지 (도청에) 오겠다”면서 김 지사 사과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이 9일 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도 이날 오전 11시 도의회 앞에서 김 지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충북도당은 결의문에서 “윤 대통령 특보를 자임하면서 아첨에만 급급한 도지사, 국민을 매도하는 시대착오적 사고방식을 가진 도지사는 더 이상 165만 충북도민에게 필요 없다”며 “김 지사는 아첨꾼이자 막말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국민을 향해 ‘사과를 구걸하지 말라’고 쏘아붙인 김 지사의 정신세계는 도대체 어떤 것인지 의아하다”며 “김 지사가 지금이라도 잘못을 뉘우치고 도민께 사죄하지 않는다면 도민의 처절하고 뜨거운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7일 페이스북에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라며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대위 변제 방침을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 충북지사 페이스북 캡처

앞서 김 지사는 지난 7일 정부가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제3자 변제 방식의 배상 방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윤석열 정부의 방안을 ‘통 큰 결단’이라고 평가하는 한편 정부를 비판하는 야권 목소리에 대해서는 “일본의 사과와 참회를 구걸하지 말라”면서 “진정 이기는 길은 굴욕을 삼키면서 길을 걸을 때 열린다”고 주장했다.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