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군이 대불상 건립으로 시끄럽다. 지자체가 ‘대불상 건립’에 큰 예산을 지원하기로 하면서다.
9일 주산곤 전남 광의침례교회 담임목사는 구례군청 앞에서 ‘오산 대불상 건립 반대’ 1인 시위에 나섰다. 구례군기독교연합회 회원들은 주 목사를 시작으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주 목사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구례군 오산 사성암 대불상 건립은 종교편파적 사업으로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명분과는 달리 오히려 지역 내 종교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라남도와 구례군은 불상 건립을 위해 각각 20억원을 지원한다는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불상은 아파트 7~8층 높이인 25m로 구례군이 최근 발표한 ‘오산 관광레저 클러스터 조성 사업’ 일환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전남 구례군이 민·관 합작으로 문척면 오산권역에 오산케이블카를 비롯한 2000억원 규모의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을 말한다.
대불상 사업이 올해 구례군 주요업무계획에서 누락된 것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주 목사는 연초 대불상 건립 지원과 관련해 소문이 무성하자 김순호 구례군수에게 사실여부를 물었다고 한다. 당시 김 군수는 사실이라고 답하면서도 공청회를 열어달라는 교계의 요청에는 답하지 않았다. 주 목사는 “관광 목적이라는 핑계로 대불상을 설치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기독교계와의 소통 부재가 종교편향이라는 의혹을 고조시킨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주 목사는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인데도 지자체는 공청회도 열지 않아 주민들도 모르고 있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례군기독교연합회는 오산 관광 프로젝트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우상 숭배를 하지 말라’는 십계명을 따라 대불상 건립만 반대하고 있다.
지역 경제가 발전하길 바란다는 주 목사는 “전망대와 스카이타워 등 관광레저시설 설치로 충분하다”면서 “우리나라가 불교국가도 아닌데 거대한 불상이 설치되면 오해를 살 수 있지 않냐”고 우려를 표했다.
김나영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