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채권시장…“올해 비우량 회사채 만기 15.2조”

입력 2023-03-09 13:28
춘천 레고랜드. 연합뉴스

올해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비우량 회사채가 15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고랜드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됐음에도 채권시장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산하 기관인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9일 ‘채권시장 및 단기금융시장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달부터 연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가 약 48조3000억원에 달하며, 이중 A등급 이하 비우량채는 15조2000억원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65조원 규모의 캐피털·카드채 등을 포함하는 여신전문금융채의 만기도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경기가 본격 둔화되고 고금리가 지속되면 오는 2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은행채와 고신용등급 회사채 등에 비해 비우량 회사채, 여신전문금융채권 등은 순발행이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만기가 닥쳤을 때 차환 발행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SGI는 채권시장안정펀드의 매입대상을 현행 AA-등급 이상에서 A등급까지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조치가 시행된다면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A등급 회사채 8조4000억원이 지원 범위 안에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1월 회사채 목표 발행액 대비 투자수요를 채우지 못한 미매각 비중이 AA등급 1.4%, A등급 36.4%, BBB등급 이하 52.5%로 여전히 A등급 이하 비우량채의 발행이 순조롭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다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중소 건설사 보증 PF ABCP 매입 프로그램의 집행 수준을 1000억원에서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동성난을 겪는 중소 건설사에 대한 저금리 대출·보증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대출의 금리 조정과 상환유예 혜택 등도 언급했다.

민경희 SGI 연구위원은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유동성난이 가중되고 있는 기업들을 선별해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