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나는 이재명 위해 산다고 10년간 세뇌…분신 생각도”

입력 2023-03-09 11:38 수정 2023-03-09 12:2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9일 ‘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위해 산다’고 10년간 자신을 세뇌해왔다고 법정에서 말했다. 이 때문에 사건 초기에는 대장동 관련 범행을 사실대로 진술하지 않았다는 증언이다.

유씨는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때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을 때 대법원에서도 형이 확정되면 광화문에서 분신할 생각까지 했다”며 “제 머릿속에는 항상 그분에 대한 생각으로 제가 스스로를 세뇌시켰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검찰 조사에서 심경 변화를 일으킨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진술했다. 유씨는 지난해 9월부터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조사 때부터 검찰에 대장동 사건 범행을 증언하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김 전 부원장에게 대선 경선자금을 전달한 사실을 처음 진술한 바 있다.

유씨는 진술을 바꾼 이유에 대해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며 “의심스러운 부분들이 생겨난 게 변호사 부분이었다. 도무지 날 생각하는 부분이 아니었다. 차라리 (변호사를) 보내지 않았다면 지금도 그 상태(세뇌된 상태)에 머물렀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7일 공판에서 유씨가 원하지 않는데 전모 변호사와 김모 변호사가 유씨에게 접촉해왔고 그 배후는 김 전 부원장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전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유씨 사건을 선임하겠다며 검사실에 연락해왔고, 김 변호사는 유씨와의 접견을 요구했다고 한다. 검찰은 두 변호사가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과 통화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을 거듭 소환조사했고 변호인 접견을 거부당했다며 “검찰이 회유·협박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지만,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