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뇌암으로 불리는 교모세포종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교모세포종은 평균 생존율이 2년 미만, 5년 생존율은 10% 미만인 예후가 매우 나쁜 악성 뇌종양이다. 특히 재발한 경우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더욱 치료 경과가 좋지 않다.
국내 연구진이 이처럼 재발한 교모세포종 환자에게 ‘인터루킨(IL)-7’이라는 면역조절 물질을 이용한 항암면역치료제를 처음 적용해 효과를 확인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암환자의 림프구(암과 싸우는 면역세포) 감소증은 불량한 예후와 연관된 것으로 밝혀져 있다. 이에 따라 이런 림프구 감소증을 회복시키는 것이 하나의 새로운 항암면역치료로 대두되고 있다.
IL-7은 림프구의 증식을 촉진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체내 면역세포의 수를 올리는데 필수적인 면역 조절 인자다. 다양한 암종에서 IL-7을 이용한 항암면역치료가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안스데반·전신수 교수팀은 재발한 교모세포종 환자들에게 체내에서 장기간 생존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IL-7인 항암면역치료제 ‘rhIL-7-hyFC(GX-17)’로 치료했다.
총 18명의 환자 중 10명은 경구용 항암제 테모졸로마이드와 함께 rhIL-7-hyFC를 투여 받았고 5명은 항암제 베바시주맙과 함께, 1명은 PCV항암제와 함께, 2명은 rhIL-7-hyFC를 단독 투여받았다.
환자들은 투약 4주 이내에 림프구가 평균 1131개(330~2989 범위)에서 4356개(661~22661 범위)로 상승했고 반복 투약동안 림프구 수가 높게 유지됐다. 전체 환자의 재발 진단 후 생존 기간은 387일이며 무병 생존기간은 231일이었다.
안스데반 교수는 9일 “재발성 교모세포종 환자에서 인터루킨-7을 이용한 첫 임상연구 결과로, 다양한 항암제들과 병용 투여했을 때 독성 없이 림프구를 유의하게 상승시키는 것을 확인했고, 추후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생존율 향상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교모세포종은 가장 흔한 원발성 악성 뇌종양으로 수술 및 항암 방사선의 표준치료를 모두 받더라도 평균 생존율은 2년이 안된다. 게다가 대부분 재발해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다시 받게 되지만 치료 성적이 좋지 않다. 최근 불치에 가까운 교모세포종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다양한 항암면역세포치료법이 제시되고 있다.
항암면역치료는 면역세포인 림프구가 암세포를 인지하고, 정상적인 면역 과정처럼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해 암을 치료한다. 암이 재발해 같은 치료법을 다시 사용했을 경우 항암제 내성으로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종양의학회지(Cancer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