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내달 26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과 관련해 “미국이 그런 영광을 줄 때 ‘공짜 점심’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 정상을 12년 만에 국빈으로 초청한 데는 미 측에서 바라는 바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취지다.
박 전 원장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4월 국빈방문에서 “미국이 강력히 요구한 한일 관계가 해결됐고 이번엔 북한 도발에 대해 한미일 동맹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미국에서 한미일 확장억제 협의체, 쿼드 실무 그룹 참여 등을 제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중러의 굉장한 반응도 우리가 검토해야 한다”면서 “안보 문제에 대해 한미일 동맹을 강화했을 때 북중러의 움직임, 특히 중국이 가만히 있겠냐”면서 “우리나라만 어려워질 거고 또 중국도 사드(THADD) 때처럼 경제 보복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박 전 원장은 또 미국이 반도체 지원법에서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것을 언급하며 “(미국이) 우리에게는 중국에 투자하지 말라고 하면서 포드 자동차와 CTAL(중국 배터리 제조회사)은 켄터키에 합작 공작을 짓는다”며 “아무리 미국이라지만 너무 심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만 보조금을 준다. 이게 지금 언제적부터 일이냐”며 “이 문제를 대통령이 미국에 가기 전에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한국산 전기차를 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박 전 원장은 한편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서는 “완전한 윤석열당으로 재창당했다”며 “이준석, 천하람도 미풍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야당과의 협치”라면서 “국회라도 협치를 해서 민생 경제를, 외교를, 국방을, 대북 문제를 풀어나가야 된다”고 촉구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