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상대 호주를 만나는 야구 국가대표팀이 좌완 맞춤형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박건우를 강백호 대신 지명타자로 세웠고 베테랑 박병호도 전진 배치했다. 또 마운드엔 전원 대기령을 내리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이강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은 9일 오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결전의 날이 왔다”며 “솔직한 심정으론 어서 경기를 시작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는 고영표를 향해선 “시작이 중요하다”며 “3이닝 정도만 막아주면 뒤에 다른 투수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이날 ‘좌완 맞춤’ 라인업을 가동했다. 토미 에드먼·김하성의 테이블세터나 최정·양의지·나성범의 하위타선엔 변동이 없었지만 4~6번 중심타선에 변화가 있었다.
우선 붙박이 4번을 칠 것으로 예상됐던 김현수가 5번으로 자릴 옮기고 박병호가 전진 배치됐다. 또 6번 지명타자 자리엔 강백호 대신 박건우가 이름을 올렸다. 모두 상대 선발투수 잭 올로클린을 의식한 변화였다.
이 감독은 “저쪽 투수가 왼손 타자 상대로 방어율이 좋은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올로클린의 등판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엔 “원래 다른 좌완 투수 쪽에 비중을 더 뒀다”면서도 “결국은 똑같은 좌완”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에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포수 이지영은 투수진의 전반적 컨디션이 미국 합동 훈련 당시보다 상당히 올라온 상태라고 전했다. 공인구 적응과 궂은 날씨 등의 문제 때문에 초반엔 공이 다소 날렸지만 현재는 다들 자기 공을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 앞서 기자회견에 임한 데이비드 닐슨 호주 감독은 농담 섞인 신경전에 나섰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사이드암 투수를 어떻게 상대할 것이냐는 질문에 “선발투수가 막판 정해졌다고 했을 때 별로 놀라지 않았다”며 “한국은 늘 그런 전략을 취해오지 않았느냐”고 응수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