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대 횡령·배임’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구속

입력 2023-03-09 09:29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계열사 부당 지원 등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이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이 조 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020∼2021년 계열사 MKT(한국프리시전웍스) 자금 130억원 가량을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에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법상 배임)를 받는다. 검찰은 리한 박지훈 대표와 친분이 있던 조 회장이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았던 것을 알면서도 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본다. 조 회장은 박 대표와 미국에서 고교와 대학을 함께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회삿돈 수십억원을 유용해 개인 집수리나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한 혐의(횡령)도 있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가 MKT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데 관여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도 받는다.

검찰은 한국타이어를 통해 MKT에 몰아준 이익이 조 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들어간 것으로 본다. MKT는 한국타이어가 50.1%, 조 회장이 29.9%, 그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0%의 지분을 가진 회사다. 조 회장은 2016∼2017년 65억원, 조 고문은 43억원 등 총 108억원의 배당금을 지급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한국타이어에 과징금 80억300만원을 부과한 후 MKT와 함께 검찰에 고발했다. 당초 공정위는 조 회장을 고발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검찰이 공정위에 조 회장의 추가 고발을 요청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