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술 안 마셔?… 김새론 호소에 여론은 싸늘

입력 2023-03-09 07:15 수정 2023-03-09 10:05
지난해 5월 음주운전을 하다 가로수와 변압기 등을 들이받은 사고를 낸 배우 김새론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번째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대한 술을 멀리하는 삶을 살고 있고, 보유 차량도 모두 매각했습니다.”

“소녀가장으로 가족들을 부양해온 김새론은 피해배상금 지급 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김새론뿐 아니라 가족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가로수와 변압기 등을 들이받은 배우 김새론(23)의 변호인은 8일 공판에서 재판부에 이같이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싸늘했다. 김새론의 행적으로 미루어 ‘술을 멀리하는 삶’이나 ‘생활고’ 같은 변명들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열린 김새론의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 첫 공판에서 검찰은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김새론은 최후진술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정말 죄송하다.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이 끝난 뒤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게는 “죄송하다”고 답한 뒤 법원을 빠져나갔다.


재판 내용이 전해진 이후 온라인에서는 김새론의 과거 재정 상황이 거론됐다. 그가 방송에서 직접 공개한 고가의 집과 다수의 외제차 등이 재조명된 것이다.

2020년 스무 살이었던 김새론은 당시 tvN ‘온앤오프’에 출연해 동생과 함께 사는 서울시 성동구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공개했다. 김새론 집은 구조상 48~49평대로 추정됐고, 당시 기준 해당 아파트 43평형 매물이 23억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새론은 또 해당 방송에서 5000만원대에 달하는 ‘볼보 XC40’ 차량을 직접 운전했다. 2021년에는 SNS를 통해 출고가 2억원을 넘는 ‘벤틀리 컨버터블’ 차량을 운전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음주운전 사고 당시에는 1억원 상당의 ‘레인지로버’ 차량을 몰았다.

김새론 출연 ‘온앤오프’ 방송화면 캡처. tvN 제공

앞서 지난해 11월쯤 김새론이 음주운전 사고 이후 생활고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근황이 전해진 바 있다. 당시 소속사에서도 같은 내용의 공식 입장을 냈다. 그러나 연예부 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씨는 곧바로 이를 반박하는 증거를 공개하고 나섰다.

이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 이진호’를 통해 김새론이 자신의 생일(7월 31일) 당일 지인들에게 보낸 생일파티 초대장을 입수해 공개했다. 초대장에는 생일파티 참가 준비물로 ‘몸뚱이와 술’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때는 음주운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지 불과 한 달여 된 시점이었다.

김새론이 음주운전 자숙 기간 중 음주 생일파티를 벌였다는 의혹. 유튜브 '연예 뒤통령 이진호' 영상 캡처

김새론 변호인의 변론 내용을 두고 부정적 반응이 쇄도하는 이유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생활이 어려운데 술파티하나” “집 팔고 차 팔아 술 마셨나 보다”라는 비아냥이 터져 나왔다. 또 “진짜 생활고가 뭔지나 아나” “한 달에 몇천씩 못 쓴다고 생활고라고 하는 건가” “이미 성인인데 ‘소녀’가장이라니 무슨 말장난인가” 등 비판도 있었다.

김새론은 지난해 5월 18일 오전 8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가드레일과 가로수를 여러 차례 들이받았다. 또 변압기와도 충돌해 주변 상점 등 57곳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약 3시간 만에 복구되기도 했다. 김새론은 피해 상인들에게 일일이 사과하고 보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새론의 음주 사고 당시 모습. YTN 보도화면 캡처

사고 당시 김새론은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을 거부해 경찰이 인근 병원에서 채혈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채혈 분석 결과 김새론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수치를 크게 웃도는 0.2% 이상으로 측정됐다.

아역배우 출신인 김새론은 영화 ‘아저씨’ ‘이웃사람’ ‘바비’ 등과 드라마 ‘여왕의 교실’ ‘마녀보감’ 등에 출연했다. 음주 사고 이후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김새론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5일 열린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