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입장곡 ‘레미제라블’에…이준석 “윤리위감” 지적, 왜

입력 2023-03-09 04:21 수정 2023-03-09 09:42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곡으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주제곡이 나온 것을 두고 여당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민중의 분노가 담긴 노래라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8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전당대회에 ‘1호 당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윤 대통령이 입장할 때 장내에는 프랑스혁명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주제가 ‘민중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축사를 위해 이동하며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를 두고 이준석 전 대표는 곧장 페이스북에 “대통령 입장 음악으로 이걸 고른 사람은 윤리위 가야 할 듯”이라고 지적하면서 가사 일부를 옮겨 적었다.

‘민중의 노래가 들리나/ 분노한 자들의 노래/ 다시는 노예가 되지 않으려는 민중의 음악이네/ 심장 박동 소리가 북소리와 공명할 때 내일이 오면 시작될 새로운 삶이 있네.’

윤 대통령이 입장하는 장면에서 나온 ‘분노한 자들의 노래’와 이 전 대표가 주창해 온 친윤(친윤석열) 그룹을 향한 ‘분노 투표’를 연결 지은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대표의 지적을 두고 김행 전 비대위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에서도 이 곡을 쓴 적이 있다”며 “이 전 대표의 황당무계한 글은 곡학아세이자 당심을 난도질한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은 “용산 내부에 전체 비서관들과 오찬 할 때 (이 곡을) 사용했는데 대통령님이 입장하면서 이 곡을 들으시고 ‘자유에 관한 곡이며, 내가 좋아하는 곡’이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며 “부디 왜곡하지 마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를 향해 “당원들에게 ‘내부 총질러’라는 비난만 듣게 된다. 우리가 싸울 대상은 범죄 의혹 덩어리인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라고 일갈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실제로 해당 곡은 윤 대통령의 애창곡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대 개혁’을 총괄하는 안상훈 사회수석의 휴대전화 컬러링도 이 곡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이 퇴장할 때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아이돌 걸그룹 뉴진스의 히트곡 ‘하입 보이’가 흘러나왔다. 윤 대통령이 지난 2월 청주 육거리시장을 방문했을 때 제작됐던 ‘쇼츠’ 영상에도 이 곡이 쓰였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우리 국민의힘 당내 선거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며 “우리 당 구성원 모두 첫째도 국민, 둘째도 국민, 셋째도 국민만을 생각하고 함께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참석한 건 2016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