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4선 김기현 의원이 친윤(친윤석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신임 대표로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지도부가 해산된 이후 약 8개월 만에 정식 지도부 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투표 100%’로 치러졌다.
투표에 참여한 국민의힘 당원 절반 이상이 김 신임 대표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당심’(黨心)은 ‘윤심’(尹心)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윤계가 대거 당선돼 국민의힘의 친윤 색채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신임 대표는 내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해 ‘여소야대’ 지형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김 대표는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서 52.93%(24만4163표) 득표율로 당권을 차지했다.
김 대표는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안철수 의원을 29.56% 포인트 차로 멀찍이 따돌렸다. 안 의원은 10만7803표를 받아 득표율 23.37%를 기록했다.
천하람·황교안 후보는 각각 14.98%, 8.72%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김 대표는 총선승리와 민생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다.
김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저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모든 헌신과 희생을 각오하고 있다”며 “하나로 똘똘 뭉쳐서 내년 총선에서 압승을 이루자”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우리는 오직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며 그 목표는 “첫째도 민생이고, 둘째도 민생이고, 셋째도 오로지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1차 투표에서 일찌감치 과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당내 주류세력인 친윤계의 조직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친윤계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 결성, 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 안철수 의원을 둘러싼 ‘윤심’ 논란 등 매 국면마다 김 의원을 엄호했다.
‘윤심’이 김 대표를 향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신임 지도부는 친윤 색채를 강하게 띨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 당선은 당의 안정을 바라는 당심이 강하게 분출한 결과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7월 이 전 대표 징계 이후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 비대위 가처분 사태 등을 거치며 극도의 혼란상을 겪었다.
김 대표와 호흡을 맞출 최고위원에는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득표순) 후보가 선출됐다. 청년최고위원에는 장예찬 후보가 뽑혔다.
이에 따라 지도부 역시 친윤계 인사들로 꾸려지게 됐다.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와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등 이준석계는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정현수 박성영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