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퍼컷’ 尹…“나라·당 위기, 정치적 기회로 악용 안 돼” 경고

입력 2023-03-08 17:59 수정 2023-03-08 18:04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윤석열 대통령은 8일 “나라와 당의 위기를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단 한 문장이었지만, 윤 대통령의 대선 승리 1주년 하루를 앞두고 열린 집권여당의 전당대회 축사치고는 강도높은 표현이었다.

윤 대통령은 ‘국가와 당의 위기를 악용하려는 세력’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았다.

다만, 국가의 위기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세력은 야권 일부 강경파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당의 위기’, ‘정치적 악용’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반대세력에게 경고장을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당권 경쟁 과정에서 발생했던 집안싸움을 의식한 듯 통합과 화합 메시지도 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새 지도부와 우리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면서 “국민의힘 당내 선거에선 승자도 패자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당원들은 ‘윤석열’을 연호하며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전당대회 축사에서 “미래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면서 “기득권의 집요한 저항에 부딪혀도 나라의 혁신을 위한 길을 결코 포기하거나 늦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제 우리는 더 강력하게 행동하고 더 신속하게 실천해야 한다”며 “과거의 낡은 이념에 기반한 정책, 기득권 카르텔의 부당한 지대추구를 방치하고는 한 치 앞의 미래도 꿈꿀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을 고통에 빠뜨리는 기득권 이권 카르텔을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자 국민의힘 당원들은 박수와 환호로 호응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도 국무위원들을 향해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윤 대통령은 주요 국정과제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청년세대를 위한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노조 회계의 불투명, 산업현장의 고용세습, 폭력과 불법에 단호히 대처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노조의 불법문제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당은 번영의 토대인 자유민주주의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정당으로서 약자를 따뜻하게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어 갈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국제사회의 리더 국가로서 우리와 세계시민의 자유를 확장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만들어갈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당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여명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모였다.

보수 여당의 전당대회에 현직 대통령이 모습을 나타낸 건 2016년 8월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6년7개월 만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배경음악 ‘민중의 소리’(Do you hear the people sing)와 함께 행사장에 등장했다.

당원들의 박수와 함께 무대에 오른 윤 대통령은 축사에 앞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손가락으로 승리를 상징하는 ‘V’자를 그렸다.

윤 대통령이 퇴장할 때는 걸그룹 뉴진스의 ‘하이프 보이’가 흘러나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