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친일파 되련다” 김영환 충북지사 ‘망언’ 논란

입력 2023-03-08 17:58
김영환 충북지사가 7일 자신의 SNS에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라고 주장했다. 김영환 충북지사 SNS 캡처

김영환 충북지사가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옹호하며 자신의 SNS에 “나는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고 적은 글이 격한 논란을 낳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정부가 발표한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을 놓고 윤석열 대통령의 “통 큰 결단”이라고 평가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 “내 무덤에도 침을 뱉어라”라는 제목을 붙이고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 우선 두 명의 장관께 감사드린다”라면서 글을 시작했다.

이어 정부 해법을 ‘삼전도 굴욕’ ‘외교사 최대의 치욕이자 오점’이라고 비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는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 박진 장관의 애국심에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 ‘통 큰 결단’은 불타는 애국심에서 온다”고 평가했다.

김 지사는 그러면서 “오늘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은 ‘지고도 이기는 길’을 가고 있다”라고 거듭 추켜세운 뒤 일본을 향해 사과와 참회를 요구하고 구걸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의 글은 격한 논쟁을 낳았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김 지사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김 지사의 망언은 명분도, 실리도 없이 오로지 도민의 자존심만 무너뜨렸다”고 비난했다.

김 지사의 페이스북 글에는 하룻새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윤석열 정부나 김 지사 지지층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어떤 행동과 결단이 진정으로 국민과 국가를 위하는 길인지를 보여주신 것 같습니다” “정상화로 가고 있는 외교입니다” 등 응원 댓글을 잇달아 달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김 지사의 글에 ‘지사님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국민일보DB

그러나 김 지사 글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를 비난하는 댓글도 달리기 시작했다. 한 누리꾼은 “일본이 그렇게 좋으면 일본 가서 자랑스러운 황국 신민으로 살 일”이라며 “왜 한국에서 도지사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