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공무원노조, 막말 논란 김지호 시의원 사퇴 요구

입력 2023-03-08 17:44
김형태 의정부시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이 8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박재구 기자

경기 의정부시공무원노동조합이 최근 공무원을 상대로 막말과 갑질 논란을 빚고 있는 의정부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지호 의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막말과 갑질 의혹으로 계속해 집행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알려진 것만 세 차례에 달해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인 만큼 언행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의정부시공무원노조는 8일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막말하는 시의원 최강 갑질 시의원 김지호는 지금 당장 사퇴하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 임시회를 앞두고 시의원에게 사전 설명하는 직원에게 자기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민간사업자에게 돈 받았냐?’고 담당 팀장에게 모욕감을 주며 20년 공직생활의 자부심을 한순간에 뭉개버리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공무원에게 이 정도의 갑질 등 행패를 부린다면 시민에게는 오죽하겠는가. 만약 다르게 행동한다면 겉과 속이 다른 구태 정치인의 전형이며 퇴출당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A과장과 B팀장 등 공무원 4명은 지난 7일 시의회를 찾아 김 의원에게 반환 미군기지에 추진 중인 미래 직업체험관에 대해 보고했다. 감사원 지적에 따라 체험관 타당성을 검토하고자 추가 경정 예산을 편성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체험관이 유명무실해졌고, 세금을 낭비할 수 있어 복합문화 체육시설을 건립해야 한다고 사업계획 변경을 요구했다. 이에 B팀장이 민간사업자의 소송 제기 등 우려의 의견을 내놓자 “돈 받았습니까? 왜 못 바꿔요”라고 말하며 “그럼 오늘 퇴근할 생각 말고 끝까지 해봅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의원은 당시 사무실에 있던 B팀장을 포함한 4명의 공무원을 모두 내보냈고 이 자리에 있던 A과장의 사과요구 또한 무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호 의정부시의원. 의정부시의회 제공

김 의원이 정제되지 않은 언행으로 인해 집행부와 갈등을 빚은 것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만 세 차례다. 앞서 지난달 열린 임시회 본회의 시정 질문에서 시장과 부시장을 ‘미꾸라지’에 비유했고, 질문에 답변한 시장에게 “그게 바로 시장님의 쪼가리 지식”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시의 한 간부공무원과 설전을 벌인 뒤 이 공무원의 승진 기록 등 개인 인사자료를 요구해 갑질 논란도 있었다.

노조는 “김지호씨는 지난해 7월 임기 시작 후 시의원에 걸맞지 않은 언행과 품격으로 노조의 항의 방문에 본인은 소통하고 비판도 수용할 자세가 있다고 했지만 계속 반복되는 사항은 결국 본인의 인성과 자질이 시의원에 걸맞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면서 “노조는 김지호를 의정부시의원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이 시각 이후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소통을 중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공무원들이 주장하고 있는 ‘업자에게 돈을 받았느냐’는 말은 전혀 한 적이 없다. 허위사실적시와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면서 “열심히 일하는 시의원을 공무원들이 지속적으로 견제해 논란이 계속 일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