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적극적인 현장 행보에 나섰다. 이마트24 경영주와 함께하는 ‘딜리셔스페스티벌’에 깜짝 방문해 1시간가량 현장을 구석구석 살폈다. 이어 최근 서울의 명소 중 하나로 꼽히는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을 찾았다. 정 부회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고객과 상품이 있는 현장에 해법이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오는 10일까지 열리는 이마트24 ‘딜리셔스페스티벌’에 방문했다. 딜리셔스페스티벌은 올해 이마트24의 사업전략, 상품 트렌드, 매장운영 노하우를 경영주와 공감하는 자리다. 정 부회장은 현장 부스를 돌며 다양한 상품을 살펴보고 현장 담당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시식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는 와인, 커피, 디저트, 치킨, 팝콘 등 이마트24 인기 상품과 신상품들을 맛보며 의견을 건넸다. 평소 와인 애호가로 알려진 정 부회장은 와인 2종을 추천했다. 그는 “우리가 수입하지 않지만 ‘텍스트북’이 맛있다”면서도 “(‘정용진 와인’으로 유명한) ‘카멜로드 피노누아’도 가성비 우수한 제품이다. 우리 회사(신세계 L&B)가 수입하는 와인을 맛있다고 하면 속 보이는데…”라고 말했다.
부스마다 멈춰 서서 설명을 듣고 시식을 하던 정 부회장은 “아흔아홉개 맛있다고 하고 하나 맛없다고 하면 그게 기사화되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건넸다. 커피 부스에서는 이프레쏘의 블루마운틴 블렌드를 시음하고 “스타벅스에 버금가게 맛있다”고 했다. 이마트24 PB 신제품 팝콘을 현장에서 바로 뜯어서 맛보는 소탈한 모습도 보였다. 그는 마지막 부스에서는 “많이 먹어서 배가 부르다”며 웃었다.
정 부회장은 편의점을 국내 유통업 가운데 가장 유망한 사업으로 꼽으며 “고객과 상품에 집중해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장 유망한 사업인 만큼 상품과 협력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며 “예전에는 국내 편의점이 일본 모델을 답습했지만, 이제는 ‘누가 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상품과 생활 패턴에 어울리는 제품을 개발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는 업계 진출 9년 만에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올해는 인공지능(AI) 안면 인식 기술, 차세대 모바일 이스토어 등 디지털 혁신 전략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날 현장에는 김장욱 이마트24 대표,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 허병훈 신세계 부사장, 우창균 신세계 L&B 대표, 전항일 지마켓 대표 등이 함께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오후에는 서울 은평구 북한산국립공원 입구 인근에 오픈한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을 찾았다. 지난달 15일 오픈한 더북한산점은 루프탑과 산책 공간까지 조성돼 있다. 서울에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장소라고 입소문이 나면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은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기업이 아닌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스타벅스도 고객경험의 폭을 더욱 확장해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 우리를 찾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할 것”을 주문했다.
정 부회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고객과 상품이 있는 현장에 해법이 있다”며 “리테일 비즈니스의 핵심은 고객이고, 고객과 유통업체가 대화할 수 있는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는 상품과 서비스” 라고 강조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