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넥슨의 미출시 프로젝트를 무단 반출해 게임 ‘다크 앤 다커’를 개발한 의혹을 받는 게임 제작사 ‘아이언메이스’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데이터 유출에 이어 직원을 회유해 퇴사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넥슨 측은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대는 전날 오전 성남시 분당구의 아이언메이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개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앞서 넥슨은 2021년 8월 아이언메이스 관계자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넥슨은 고소장에서 A씨가 신규개발본부 재직 당시 담당했던 게임 ‘프로젝트 P3’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유출한 뒤 회사를 차려 ‘다크 앤 다커’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프로젝트 P3는 지난 2020년 7월 넥슨의 신규 개발본부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한 중세 판타지형 던전 탐험 게임이다.
사건을 수사한 경기남부청은 지난해 8월 사건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송치했고, 이를 검토한 검찰은 지난해 12월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해 사건은 다시 경기남부청으로 내려왔다. 경찰은 전날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A씨 등이 넥슨에서 유출한 데이터를 ‘다크 앤 다커’에 사용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넥슨 측은 “신규 프로젝트였던 P3의 영업비밀 등이 고의로 유출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기관에 형사고소 했다”라며 “콘텐츠 창작 영역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안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어떠한 불법행위에도 타협하지 않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넥슨에 따르면 징계 해고당한 A씨는 약 두 달 뒤 아이언메이스를 설립했다. 회사 대표는 A씨와 함께 프로젝트 P3를 개발하다가 퇴사한 박모씨다.
A씨가 넥슨에서 퇴사하기 전 프로젝트 담당자의 퇴사를 종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21년 6월 말 리더였던 A씨를 비롯한 개발 주요 직책자들은 팀원 전원을 대상으로 외부 투자 유치를 언급하며 퇴사를 회유했고, 넥슨이 이에 대한 감사 과정에서 리소스 유출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넥슨은 감사·법무실 명의 사내 공지를 통해 “P3는 2020년 7월 신규개발본부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지만 이후 프로젝트 리더 A씨가 소스코드·빌드를 포함한 수천 개의 파일, 개발 정보 대부분을 개인 소유 외부 서버에 무단 반출한 사실을 확인했다”라며 “개인 서버 제출을 요구하자 A씨는 ‘서버를 와이핑(데이터 소거)했다’고 주장하며 거부했다”라고 징계 해고 사유를 설명했다.
또 “(A씨가) 외부 투자 유치를 언급하며 프로젝트 구성원 전원에게 ‘집단 퇴직 후 외부에서 함께 P3와 유사한 게임을 출시하자’고 제안한 사실도 확인했고, 이후 20명가량의 P3 개발 인력 중 50% 이상이 퇴사했다”라고 밝혔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게임을 만드는 데 도난당한 애셋(게임 제작에 쓰는 데이터)이나 코드는 전혀 쓰이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정진솔 인턴 기자 s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