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 최대 규모 분구묘’ 고창 봉덕리 고분군서 확인

입력 2023-03-08 13:58
마한시대 최대 규모의 분구묘가 발견된 전북 고창 봉덕리 고분군 3호분 전경. 고창군 제공.

마한시대 최대 규모의 분구묘(墳丘墓)가 전북 고창군 봉덕리 고분군에서 확인됐다.

고창군은 8일 ‘전북마한사 발굴조사 및 정비사업 일환’으로 추진중인 ‘고창 봉덕리 고분군’ 3호분 시·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군은 조사결과 3호분의 길이가 남북 85m, 동서 70m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마한 분구묘(흙 등을 쌓아 올린 다음 그 안에 매장시설을 설치하는 무덤양식)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분구 축조는 3∼5세기 250여년에 걸쳐 높게 쌓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쌓여진 성토층에서는 3세기 매장시설(통나무관, 목관)과 토기 등이 출토됐다. 이후 만들어진 성토층에서는 5세기경의 옹관 등이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3호분의 분구 축조방식을 확인한 점이 큰 성과라고 고창군은 설명했다. 3호분은 격자 상으로 구획한 다음 성토 경계를 토괴(土塊, 흙덩이)로 구분하여 쌓아 올렸는데, 점토와 사질(점)토를 번갈아 가면서 쌓고 있어 판축기법을 어느 정도 반영했다. 서쪽 사면의 경우 단단하게 다져진 상태로 조사됐다.

마한 분구묘는 나주, 무안, 영암, 해남 등 영산강유역권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 가운데 고창 3호분이 수직성토와 격자망 구획에 의한 구획성토의 흔적이 가장 뚜렷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2019년~2022년 시굴조사에 이어 올해 2월부터 분구의 북서쪽 사면부에 대해 정밀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2009년 이뤄진 1호분 조사에선 돌방무덤(석실) 5기, 옹관 2기 등이 발견됐다. 이 중 4호 돌방무덤에서는 금동신발(보물)을 비롯 중국제청자, 죽엽형 은제머리장식 등이 출토돼 2015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대규모 토목공사 방식으로 초대형 무덤을 만드는 등 마한문화 최전성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고분의 사적 지정 확대 추진과 더불어 인근의 만동유적, 태봉 토성 등을 포함한 학술조사와 유적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고창=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