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멘토가 되는법…카페 ‘온은’ 사장님 이야기

입력 2023-03-08 10:34 수정 2023-03-08 13:18
카페 '온은' 운영자 이정원씨가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티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희망디딤돌 경남센터 제공

자립준비청년들의 ‘동네 멘토’가 되는 이들이 있다. 자립준비청년들과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지속해서 관계를 맺는 것이다. 삼성희망디딤돌 경남센터 근처에서 티 카페 ‘온은’을 운영하는 이정원(30)씨가 그런 경우다. 그는 방학 때마다 자립생활관에 단기 체험을 하러 온 친구들을 위해 티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씨는 최근 경남 창원 온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차에 관해 설명하고 함께 차를 마시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면서 “동네 이웃으로 만나다 보니 청년들이 나를 아주 편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청년들은 그를 대개 ‘누나’ ‘언니’라고 부른다. 그가 티 클래스를 제안받은 계기는 경남센터 개소식이다.

이씨는 “이 카페에서 개소식을 했는데 행사 후 김성민 센터장님이 자립생활관에 단기체험을 하러 오는 청년들을 위해 티 클래스를 제안하더라”며 “내가 늘 하는 일이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수락했다”고 했다. 방학마다 여러 친구들을 만나면서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그의 태도는 많이 바뀌었다. 이씨는 “처음엔 혹시 내 말에 상처받지 않을지 매우 조심스럽게 대했는데 그게 내 편견이란 걸 알 게 됐다”며 “수업 전 경계하는 시간은 5분이고 나머지 1~2시간 대체로 쾌활하게 수업에 참여한다”고 했다.

카페 '온은' 운영자 이정원씨. 창원=이한결 기자

그는 자립준비청년을 편견 없이 보려 한다. 이씨는 “우리가 아는 10, 20대와 다르지 않다. 간혹 시설에서 자랐으니 성격이 모났을 거라 생각하거나 괜히 불쌍하게 볼 수 있는데 내가 봤을 땐 더 착하면 착했지 못된 친구들은 없다. 나는 각자 있는 그대로 보고 만난다”고 했다.

덕분에 자립준비청년들은 티 클래스 후에도 카페를 찾아 그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고민을 상담한다. 이씨는 “‘꼭 소개하고 싶었다’며 간혹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를 데려와서 소개시켜주는 청년도 있다”며 미소 지었다. 그야말로 친근한 동네 언니나 누나의 모습이다. 이씨는 2021년부터 지금까지 19차례 68명을 대상으로 티 클래스를 진행했다. 삼성희망디딤돌 전국 10개 센터는 이렇게 다양한 멘토를 청년들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직원 멘토를 모집할 예정이다.

창원=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