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우리집도...? 성형외과 유출 CCTV는 ‘중국산’

입력 2023-03-08 05:55 수정 2023-03-08 09:51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내부 영상이 온라인에 무단 유출됐는데, 보안에 취약한 중국산 IP카메라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해킹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에 착수했다. 기사의 내용과 직접 관련 없으며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픽사베이

인터넷에 유출된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내부 IP카메라는 보안에 취약한 ‘중국산’ 제품으로 확인됐다. 보안상 문제로 이미 해외에서는 수입과 판매가 금지된 제품이었고, 유튜브를 비롯한 외국 웹사이트에서도 해킹 방법이 널리 알려져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진료실 내부 영상이 유출된 성형외과에서 사용한 카메라가 중국 업체 H사의 제품인 것으로 파악됐다. IP카메라는 외부 접속이 차단된 CCTV와 달리 인터넷으로 연결해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내거나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다. 대신 상대적으로 보안에 취약한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그 가운데서도 중국 업체의 IP카메라는 보안에 특히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영상이 유출된 H사의 제품은 미국과 호주 등에서는 수입이나 판매가 금지된 제품이다. 특히 중국산 제품의 경우 초기 비밀번호가 단순하게 설정돼 해커들이 쉽게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외국 웹사이트에서는 H사 제품을 해킹하는 방법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불법 음란 사이트를 중심으로 유포되고 있는 성형외과 진료실 내부 영상의 한 장면. JTBC 보도 화면 캡처

해당 성형외과는 대리 의사가 유령 수술을 하지 않고 전문의가 직접 수술을 한다며 수술실 내부에 CCTV가 설치돼 있다는 점을 홍보해 온 곳이다. 영상 유출 사실을 파악한 성형외과는 해킹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2대는 해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영상 유출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유포된 영상은 지난달 24일부터 5일 동안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촬영된 IP카메라 영상이다. 진료실 외에 탈의실과 심전도 검사실 내부 IP 카메라 영상도 유출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환자의 동의 없이 탈의실 내부에 카메라를 설치하면 불법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진료실이 아닌 탈의실 내부에 카메라가 설치된 경위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은 지난 5일 무렵부터 음란사이트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경찰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영상이 유포됨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여성가족부 등과 함께 차단 조치를 하고 있다.

성형외과 측은 “환자 영상 유출은 범죄행위”라며 “병원은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 동시에 환자들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니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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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