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기금 운용 실적을 기록한 국민연금을 두고 정부가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보수 수준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7일 2022년도 국민연금기금 결산 보고서를 의결하는 등 ‘2023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개최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회의에서 수익률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운용인력 보수 수준을 시장 상황에 맞게 합리화하고, 금융시장·운용사와 원활한 정보교류를 하는 등 기금수익률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순 자산은 약 890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8조원이 감소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국민연금이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잘 지킬 수 있도록 기금 운용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위원회는 수탁자 전문위원회 구성을 두고 전문가 비중을 30%로 높이는 방안을 의결했다. 2020년 신설된 1기 국민연금 수탁자 전문위원회는 상근전문위원 3명과 비상근위원 6명이 각각 사용자·근로자·지역가입자 추천으로 구성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9명 중 3명은 자산운용이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책임투자 등 분야 전문가로 위촉할 수 있게 돼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위원 중 일부가 국민연금 주주대표 소송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논란이 됐던 소송 제기 주체에 대해서는 결론내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결정 주체를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로 일원화하는 안건을 논의했는데, 이견이 커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복지부는 “현행대로 대표소송은 기금운용본부가 행사하고 예외적인 사안에 한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결정한다”고 밝혔다.
한편 참여연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306개 단체가 참여하는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지부가)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구성을 자본과 경영계 편향적인 단체 추천을 받아 소수 사용자와 재벌, 정권의 사람들로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복지부는 검사 출신의 한석훈 변호사를 기금운용위원회 상근 전문위원으로 선임했다. 한 변호사는 사용자 추천 몫이다. 국민행동은 “정부가 노동계 추천 전문위원의 위촉을 미뤄 주총 시기에 소수 사용자와 재벌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