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지거나 막힌 심장혈관을 뚫는 스텐트(금속망) 시술을 할 때 혈관 안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장비를 활용하면 환자의 치료 경과가 훨씬 더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중재시술팀(권현철·최승혁·한주용·송영빈·양정훈·이주명·박택규·최기홍 교수)은 지난 5일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회의(ACC23/WCC)에서 혈관 영상기법을 통한 스텐트 시술(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이 관상동맥 병변이 생긴 환자에게 효과적이라는 임상결과를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해당 연구논문은 저명한 미국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도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국내 20개기관이 참여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이다. 2018년 5월부터 2021년 5월 사이 복합적인 관상동맥 병변에 대한 스텐트 시술을 위해 내원한 환자 1639명을 대상으로 혈관 내 영상장비를 사용한 스텐트 시술과 사용하지 않은 스텐트 시술의 예후를 비교했다.
환자에게 사용된 영상 장비는 혈관 내 병변을 확인하고 스텐트 시술 후의 완결성을 확인할 수 있는 혈관 내 초음파(IVUS)와 광간섭단층영상(OCT) 장치였다.
의료진은 연구대상 환자를 혈관 내 영상 장비를 사용한 그룹(1092명)과 조영술만으로 시술한 그룹(547명)으로 나눠 2년이 지난 후 사망 위험과 재발률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전체 시술 환자의 9.2%에서 심장사, 심근경색, 반복적인 스텐트 시술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그룹별로는 혈관 내 영상 장비를 사용한 시술 그룹의 문제 발생률이 7.7%로, 조영술만으로 시술을 시행한 그룹(12.3%)보다 낮았다.
연구팀은 스텐트 시술 때 이들 영상 장비를 활용하면 실패 위험도가 평균 36% 줄어들고, 특히 심장사 위험도는 53%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의료진은 “혈관 내 영상 장비를 사용한 스텐트 시술이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예후를 개선한다는 사실을 처음 증명한 연구”라며 “치료가 어렵고 복잡한 심장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지속해서 연구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