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새고 기울고…노태우 전 대통령 대구 생가 보수

입력 2023-03-07 10:58 수정 2023-03-07 11:07
고 노태우 전 대통령 대구 생가 모습. 동구 제공

대구 동구 팔공산 자락에 위치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가 새 단장을 한다. 노 전 대통령 별세 후 늘어난 방문객의 편의를 위한 결정이다.

대구 동구는 이달부터 대구 동구 신용동(용진마을)에 위치한 노 전 대통령 생가 보수를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동구는 지난해 6월 노 전 대통령 생가 안전성 현장자문회의를 열어 사랑채 건물의 기울어짐 현상과 벽채 균열, 기와의 이완으로 인한 누수 등을 확인했다. 앞서 생가 보수가 필요하다는 방문객과 주민들의 지적이 이었다. 동구는 생가를 보수하기 위해 지난해 말 시비를 확보했다. 2억1000만원을 들여 사랑채와 외양간 등을 보수하고 생가 주변도 정비할 계획이다.

동구가 생가 보수를 결정한 것은 늘어나는 관광객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이 별세한 2021년 10월 이후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했다. 2021년 5만4000여명이던 방문객 수가 2022년에는 7만1000여명으로 늘었다. 동구는 생가를 보수해 방문객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노 전 대통령 생가는 용진마을 안에 있다. 노 전 대통령은 1932년 이곳에서 태어났다. 1945년 공산국민학교(현 공산초)를 졸업하고 대구공립공업학교(현 대구공고)에 진학할 때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466㎡터에 안채 등 건물 3동이 있다. 생가 건물은 1901년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노 전 대통령 일가와 종친은 2009년 생가를 보수해 2010년 10월 대구시에 기부채납했다. 시가 생가를 소유하고 있고 동구가 위탁 관리 중이다. 용진마을 주민 등이 2021년 10월 노 전 대통령 생가 입구에 ‘세계는 서울로, 서울은 세계로’ 문구와 88올림픽 오륜기 로고를 새긴 기념비를 세웠다.

지역에서 생전 업적을 기리는 노 전 대통령 기념관 설립 목소리도 있었지만 군부 쿠데타의 주동자라는 평가를 바탕으로 한 반대 여론도 형성돼 찬반 의견이 맞섰다.

동구 관계자는 “늘어나는 방문객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보수와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