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에서 함께 활동했던 이준석 전 대표와 배현진 의원이 이른바 ‘송파 지령설’을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배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송파 지령설과 관련해 ‘미안해요’라고 사과했다고 밝혔으나 이 전 대표는 “그런 일 없다”고 반박했다.
배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얼마 전 이 전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측이 문자를 살포했다며 ‘송파 지령설’을 페북에 올려 작은 웃음을 줬다”고 운을 뗐다. 송파 지령설은 이 전 대표가 지난달 12일 배 의원 지역구인 송파을을 중심으로 당원협의회별 특정 후보에 투표해 달라는 독려 메시지가 퍼졌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불거졌다.
배 의원은 “제가 어디서 받은 문자인지 번호를 밝히라고 했더니 침묵했다”며 “그다음 날인 지난달 13일 이 전 대표는 제주 연설합동회장에서 제 의원실 비서관에게 제가 왔는지 물으며 ‘미안해요’라고 아주 작게 읊조리고 뛰어갔다더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죽 무안했으면 그런 식으로 사과했을까. 그래도 용기 낸 게 가상하다 싶어서 더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배 의원의 해당 글을 이날 페북에 공유하며 “배 의원이 왔는지 알아보지도 않았고 미안하다고 할 일도 없다”며 “누구한테 그걸 이야기했다는지나 밝히라. 본인 비서관에게 확인해보라. 그런 말 한 적 있는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애초에 송파을 단톡방에서 지령투표 한 걸 내가 왜 미안하다고 하나”라고 했다.
그러자 배 의원은 관련 글을 두 차례 더 올려 재반박에 나섰다. 배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본인은 그런 의미로 미안하다 한 게 아니라고 해당 비서관에게 본인의 수행비서를 통해 방금 또 전화를 줬다더라. 스피커폰 너머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있다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래도 사과한 거 가상하다고 칭찬한 건데 화낼 일이냐”면서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무고건으로 수사 시작된 뒤에 최고위원회 해체된 지 어언 반년이라 그간 기별할 일이 없어서 개인 사과 받을 건이 딱히 없는데 그럼 뭘 미안하다 한 거냐. 마주쳐서 미안하다 했는가”라고 비꼬았다.
배 의원은 또 다른 글에서 “사과는 깔끔하게, 민망해도 진심으로 ‘거울 보고 각 3회 복창’”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때 지도부라는 한배에 타 있던 두어분께 애정담아 고언한다”며 “그동안 별말 않고 조용했던 것은 여러분을 존중하려는 무던한 노력이었다. 더는 전당대회를 어린이들 흙장난하는 놀이터처럼 만들지 않아주길 바란다. 당협 함부로 거론하고 장난하는 것 앞으로도 두고 보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