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미군과 남조선괴뢰군부의 군사적 동태를 빠짐없이 주시장악하고 있다”며 “판단에 따라 언제든지 적중하고 신속하며 압도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상시적 준비태세에 있다”고 7일 밝혔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최근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도를 넘어 극히 광기적인 추이로 나가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의 과시성군사행동들과 온갖 수사적 표현들은 의심할 바 없이 우리가 반드시 무엇인가를 통하여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조건부를 지어주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것은 지난달 20일 이후 15일 만으로 올해 들어 4번째다.
그는 “미국과 남조선은 정세를 더이상 악화시키는 언동을 삼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의 장거리 폭격기 B-52H(스트래토포트리스)가 전날 서해 상공에서 한국 전투기와 연합훈련을 하는 등 최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잦아지는 것을 견제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존 아퀼리노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이 “북한이 태평양 지역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경우 즉각 격추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조선일보 6일자 보도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해당 보도에 대해 “실지 미군부의 립장을 대변하는 이러한 실언을 하였는지 아니면 괴뢰언론의 상투적인 말장난질인지 그 진위는 알수 없으나 사실유무, 리유여하를 떠나 명백히 사전경고해두려고 한다”면서 “태평양은 미국이나 일본의 령유권에 속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미국의 관할권에 속하지 않는 공해와 공역에서 주변국들의 안전에 전혀 위해가 없이 진행되는 우리의 전략무기시험에 요격과 같은 군사적 대응이 따르는 경우 이는 두말할 것 없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명백한 선전포고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해마다 태평양을 자기 안뜨락처럼 여기면서 미군이 무시로 실시하는 전략무기시험발사를 만약 제3국이 대응을 명분으로 요격을 시도할 경우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매우 흥미롭다”고 비꼬기도 했다.
또 “그러한 끔찍한 상황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념두에 두었더라면 자기가 얼마나 감당하기 힘든 엄청나고 미친 망발을 하였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13∼23일 진행되는 한·미 ‘자유의 방패’ 연합연습에 대해서도 ‘전쟁연습’이라고 비난하며 중단을 촉구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보도국 대외보도실장 명의 담화에서 “국제사회는 조선반도와 지역의 긴장완화를 도모하기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평화애호적인 노력에 합세하여 미국과 남조선에 전쟁연습을 당장 중단할 데 대한 명백한 신호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외무성은 “미국과 남조선의 무책임하고도 우려스러운 무력시위책동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군사적적대행위를 지체없이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군사적 도발 움직임이 지금처럼 계속 방관시된다면 쌍방의 방대한 무력이 첨예하게 밀집대치되어있는 조선반도지역에서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위협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