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 전날인 지난 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엄석대’를 언급한 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당대회)투표율이 높으면 유리하다고 저희 쪽은 생각했다. 그래서 투표율을 제고할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이어 “이번에 워낙 대통령실에서 기획을 강하게 해서 그런 어떤 연설 내용을 듣고 평가하는 선거가 아니었다”면서 “개혁 성향의 당원들한테 어떻게 하면 이걸 좀 불러일으킬까 생각하다 소위 말하는 엄석대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엄석대는 이문열씨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주요 악역 주인공인데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담임선생님은 엄석대도 나쁘다며 꾸짖지만,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였던 아이들도 5대씩 때린다”고 언급했다. 이를 놓고 엄석대가 윤석열 대통령을 가리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엄석대에서 윤 대통령을 연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맞받아쳤다.
이 전 대표는 “저는 책 얘기만 했을 뿐인데 거기서 당원들이나 아니면 국민들, 하다못해 방송 진행자까지 한 사람을 연상한다면 그거는 문제가 있다”며 “보면 홍준표 시장이 급발진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님은 100% 제 기자회견 하는 걸 안 봤다”면서 “정치인 중 가장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엄석대로 지칭하셨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의 발언을 지적하며 “우리 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민주당보다 더한 짓을 한다”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전당대회 투표율은 투표 시작 이틀 만에 47.51%를 넘은 상태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천하람 후보가 (2위) 하는 게 거의 확실시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저희는 이미 2주 전부터 결선 투표 모드로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