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지방간, 자녀로 이어진다

입력 2023-03-06 10:36
게티이미지

부모 중 누구라도 비알코올성지방간(이하 지방간)이 있으면 자녀 역시 지방간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부모가 지방간이 있는 비만 아동의 경우 지방간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과 치료의 중요성이 제기된다.
청소년기부터 지방간을 앓게 되면 다른 간질환 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 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곽금연·신동현 교수,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박예완 교수팀은 부모의 지방간 여부에 따라 청소년 자녀의 지방간 위험의 차이가 크다는 연구논문을 소화기분야 국제학술지(Alimentary Pharmacology & Therapeutics)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0~2019년 시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12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 자녀를 둔 가정 1737곳(부모 3474명, 자녀 2335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부모 중 어느 한 쪽이라도 지방간이 있으면 그 자체를 위험요소로 보고, 실제 자녀의 지방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지방간이 없는 부모를 둔 자녀(1336명)의 지방간 유병률은 3.1%에 그친 데 반해, 부모가 지방간이 있는 자녀(999명)의 경우 유병률이 10.2%로 껑충 뛰었다.

부모의 지방간 유무에 따라 자녀들의 지방간 유병 위험을 통계적으로 예측한 결과 부모 모두 지방간 없는 자녀와 비교해 부모 중 어느 누구라도 지방간이 있으면 1.75배, 부모 둘 다 지방간이 있으면 2.6배까지 자녀의 지방간 발병 위험이 증가했다.

이번 연구에서 부모가 지방간이 있는 가정이나 없는 가정 양쪽 모두 자녀의 일일 총칼로리나 탄수화물 섭취량, 신체활동 정도에서 차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경적 요인보다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곽금연 교수는 6일 “지방간을 진단받은 부모는 본인 뿐 아니라 자녀의 간 건강도 함께 챙겨야 한다는 것을 증명한 연구”라며 “이미 북미 소아소화기학회에서는 부모가 지방간이 있는 비만 아동은 지방간 검사를 권유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청소년의 지방간 조기 발견과 치료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