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무노조·저임금 사업장을 방문한 뒤 “감동받았다”고 언급한 페이스북 글을 두고 논란이 일자 경사노위가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고에 감동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무노조’나 ‘저임금’ 상황에 감동한 게 아니라는 취지인데 궁색한 해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경사노위는 대통령 직속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광주글로벌모터스를 방문한 뒤 페이스북에 “감동받았다”는 소감을 올렸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노조가 없습니다. 평균나이 28세, 현장에서 핸드폰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평균임금은 4000만원이 안 됩니다”라고 언급했다. 평균임금 4000만원 뒤에는 ‘현대·기아차의 40% 정도’라는 부연설명도 덧붙였다. 그 밖의 다른 설명은 없었다.
즉각 정치권과 노동계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할 말을 잃었다”며 “반노동적·반헌법적 발언만 일삼는 김 위원장을 경질하라”고 윤 대통령에게 공개 요구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없어서 감동했다 따위의 발언을 서슴지 않는 건 경사노위의 존재 의미를 전적으로 부정하는 몰지각한 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평균 28세 청년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보고 감동했다네요. 감동 포인트가 뭔지 아시는 분?”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논란이 일자 경사노위는 지난 5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노조가 없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고에 감동했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사노위의 이 같은 해명은 궁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감동’ 뒤에 바로 ‘무노조 저임금’ 상황이 언급돼 있어 경사노위의 해명이 전체 맥락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또 애초에 김 위원장이 작성한 글에서 ‘무노조’ ‘저임금’이라는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도 전혀 없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