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먹튀’ 스티븐 리, 인도 청구 17년 만에 美서 검거

입력 2023-03-05 20:29
론스타로고.

‘론스타(Lone Star) 사태’ 관련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스티븐 리’(54) 전 론스타코리아대표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체포됐다.

법무부는 스티븐 리가 법무부와 미국 당국의 공조로 미국 뉴저지주에서 체포됐다고 5일 밝혔다. 스티븐 리는 2005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해 엄청난 차액을 남기고 되판 이른바 ‘외한은행 헐값매각 로비 의혹 사건(론스타 사태)’의 핵심 인물이다.

2006년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스티븐 리가 미국으로 도주하면서 사건은 장기화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 이복현 금감원장 등도 당시 대검 중수부 소속으로 수사에 참여했었다.

검찰은 당시 수사 과정에서 스티븐 리에게 여러 차례 출석을 통보했지만, 그는 소환에 불응했다. 2007년 재판이 시작된 뒤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방안도 추진됐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스티븐 리는 검찰이 본격적으로 론스타 수사에 착수하기 직전인 2005년 9월 미국으로 출국한 뒤 연락이 끊겼다. 스티븐 리는 2017년 이탈리아에서 붙잡혔지만, 범죄인도 청구를 진행했을 때 이미 풀려나 송환에 실패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새 지휘부 구성 후 론스타 사건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다.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지난 2월 중순 일본에서 개최된 아・태 지역 형사사법포럼 참석 당시 미국 법무부 고위급 대표단과 양자회의를 개최해 “스티븐 리 범죄인인도 절차의 신속한 진행”을 요청한 바 있다. 이후 법무부는 미국에 스티븐 리의 최신 소재지 분석 자료를 제공하는 등 공조 끝에 스티븐 리를 미국에서 17년 만에 검거했다.

법무부는 “대한민국 법무부와 미국 당국의 긴밀한 공조 결과 스티븐 리가 체포됐다”며 “미국 측과의 긴밀한 협조 하에 인도 재판을 진행해 스티븐 리를 신속하게 송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