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포기 없다… 양효진 “다이렉트 아니어도 돼… 돌아가는 법도 있어”

입력 2023-03-06 05:05
현대건설 양효진이 5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3대 2(25-18, 22-25, 17-25, 25-15, 15-12)로 승리한 뒤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중혁 기자

‘블로퀸’ 양효진이 프로배구 역사상 처음으로 7000득점 고지를 밟았다. 남녀부 역사상 최초다. 양효진의 활약으로 현대건설은 막내 페퍼저축은행을 꺾고 3연승을 거뒀다. 양효진은 “꼭 다이렉트로 가지 않아도 된다”며 끝까지 우승을 향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현대건설이 5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혈투 끝에 3대 2(25-18, 22-25, 17-25, 25-15, 15-12)로 승리했다. 현대건설은 24승 9패(승점 69점)으로 1경기 덜 치른 흥국생명(승점 73)을 4점 차로 좁혔다.

양효진은 블로킹 4개를 포함해 21점을 내며 몬타뇨(23점)와 함께 팀 공격을 이끌었다. 양효진은 이날 기록을 더해 총 7006점을 달성했다. 여자부 2위는 팀 동료 황연주 5764점, 3위는 정대영(한국도로공사) 5564점이다. 남자부에서는 박철우(한국전력)이 6573점으로 1위, 레오(OK금융그룹)가 4929점으로 2위, 문성민(현대캐피탈)이 4781점으로 3위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양효진은 “많이 하긴 했네요”라고 웃으며 “지금은 현역이어서 크게 와닿진 않지만, 은퇴하고 돌아봤을 때는 뭔가 ‘잘해냈다’고 뿌듯하게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강성형 감독도 “남자도 있나요?”라고 물으며 “커피 사라고 해야겠다”고 웃었다. 이어 “5000점은 몇 명 있는 것 같은데 7000점은 세계에도 얼마 없을 것 같다”며 “내일 하루 쉬게 해줘야겠다”고 말했다.

남은 시간 동안 더 깨고 싶은 기록이 있냐는 질문에 양효진은 “어릴 때는 수치를 매번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배구 자체를 즐기고 싶었다”며 블로킹 1위 11년 연속 기록이 끊겼을 때를 생각했다. 그는 “그 후로 연연하지 않도록 바뀌었다”며 “더 뛸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고 옆에서 동료들이 나를 도와줬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흥국생명과의 우승 경쟁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경기가 얼마 남지 않은 데다, 한 경기 더 치른 상황에서 승점 4점 뒤져있기 때문에 녹록진 않은 상황이다. 그는 “모든 선수들이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고, 각자가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우승을) 너무나도 하고 싶었고 시즌 스타트도 좋아서 (1위를 내준 뒤) 실망감이 컸는데 각자가 추스르려 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승을 향한 갈망은 여전했다. 양효진은 “꼭 (우승까지) 다이렉트로 가는 것만 좋은 게 아니다”라며 “돌아서여도 가기만 한다면 괜찮다. 여러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정지윤(왼쪽)과 양효진이 5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3대 2(25-18, 22-25, 17-25, 25-15, 15-12)로 승리한 뒤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중혁 기자

한편 현대건설 아웃사이드히터(OH) 정지윤은 고예림이 무릎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선발 출전해 16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고예림이 6라운드 내에 복귀가 힘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지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정지윤은 “동료들 부상으로 인해 대신 선발로 나온 게 한두 번이 아닌데 그때마다 자신 있게 못한 것 같아서 오늘은 자신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담감이 없지 않지만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며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려고 한다. 플레이오프도 남았고, 챔프전에 갈 수 있다면 그것도 남았으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OH 전향 2년 차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적응해가고 있는 중이다. 어느 선수들 2년 차는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당연히 부족한 점이 많지만 너무 잘하려고 욕심내지 않고 묵묵히 최선을 다해서 (경험을) 쌓아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