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준석, 저서에서 “김기현, 여성 민방위 공약 ‘가족오락관’식 사고”

입력 2023-03-05 17:36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6일 출간될 자신의 저서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주자들에 대해 비판적 평가를 내놨다.

5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이 전 대표의 저서 ‘이준석의 거부할 수 없는 미래’에서 이 전 대표는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 황교안 후보를 언급하며 박한 점수를 줬다.

이 전 대표가 지지하는 천하람 후보는 저서에서 따로 거론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우선 김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 국면에서 내놓은 ‘여성 민방위 훈련’ 공약을 거론하며 “김 의원이 젠더이슈를 ‘가족오락관’식으로 바라본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2023년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소위 젊은 남성 당원들의 표심을 붙잡기 위한 공약들이 흩뿌려지고 있다”며 “그중에서 가장 내 눈에 띄었던 것은 김기현 후보가 내세운, 여성도 민방위 훈련에 포함시키겠다는 공약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전형적으로 젠더 문제를 ‘가족오락관’의 남성팀과 여성팀의 문제로 보는 시각이라고 할 수 있었다”며 “젊은 세대의 이슈를 한 번씩은 고민해본 입장에서 적어도 젊은 세대가 여성의 민방위 훈련을 바란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바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를 언급하며 안 의원을 저격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선거 때마다 단일화 판에 끼어드는 안철수 후보 때문에 당에서는 으레 후보에게 지원하는 자금마저도 지원을 꺼려했다”고 회고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오세훈캠프가 당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지 못했는데, 당시 안 의원과의 단일화 과정에서 오세훈 후보가 패배하게 되면 선거비용을 보전받을 수 없는 상황이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이 전 대표는 황 후보에 대해서는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의 우상’이라고 표현했다.

이 전 대표는 2020년 4·15 총선에 대해 “황 전 대표는 실제 부정선거가 일어났기 때문에 자신이 이끄는 당이 패배했다고 믿고 부정선거 음모론의 전도사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안검사 출신의 총리와 당대표를 지낸 사람이 가담했으니, 논리는 부족한데 권위에 기대어서 음모론을 이어가야 했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황 전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실패를 가져다 준, 원수여야 할 사람들의 우두머리격이 됐으니 매우 아이러니컬하다”고 지적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