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나의 신앙]원우현(10)“언론학회 언론상 한국 언론의 이상형 그려나가는 출발점”

입력 2023-03-05 16:36 수정 2023-03-06 20:26
한국언론학회 17대 회장에 선출된 원우현 교수가 1991년 5월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회 한국언론학회 언론상'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언론학회 제17대 회장에 취임했다.

학회는 박태준 포항제철(현 포스코) 회장의 기금을 바탕으로 ‘언론상’을 제정했다.

심사위원들은 엄정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

1991년 5월 23일 드디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언론상을 시상하고 축하연도 가졌다.

시상식에 언론인과 언론학 교수들이 가득 자리를 채웠다.

포항제철 임원들도 참석해 언론 산학 협동의 현장을 축하했다.

언론학회 역사상 최초였다.

우리나라 언론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저명 언론인을 선정했다.

심사 결과 방송계는 노정팔 전영우 씨가, 신문통신업계는 김광섭, 김성환 씨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언론계 특성상 언론인 개인의 다양한 능력과 개성을 하나의 잣대로 측정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면이 적지 않다.

​하지만 심사 기준을 원로 언론인 우선 원칙을 고려하되, 미디어 문화 확산 기여를 추가했다.

특별히 시청자 반응을 검토하는 선진적인 가치를 심사 기준으로 했던 기억이 난다.

자세히 소개하면 ‘네 칸의 만화’로 독자들과 공감하면서 언론의 비평기능을 발전 시켜온 고바우 김성환 씨, 장안의 화제를 모은 동아방송 ‘유쾌한 응접실’ 진행자 원로 방송인 전영우 씨를 최종 수상자로 선정했다.

원로 언론인의 품격과 전문성이 높이 평가된 분들이다.

신문통신 분야는 김광섭 씨, 방송 분야는 노정팔 씨를 각각 선정했다

앞으로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도록, 한국 언론인의 상을 구축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한국언론학회 언론상은 한국 언론인의 이상형을 추구해 나가는 출발점으로 큰 의미가 있었다.
삽화=국민일보 그림창고.

이 상을 제정하기 전, 제17대 한국언론학회장 선거를 잠시 회고해 보고자 한다.

선거는 예상대로 서울대 C 교수와의 경선이었다.

상대 후보 측은 은연 중에 언론학계 원로 진영이 밀고 있다는 이미지를 회원들에게 일부 심어 줬다.

경쟁자인 나는 반론을 제기할 기회도 적었다.

나는 그동안 회장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언론학회 발전을 위해 힘썼다.

언론학자로서의 위상과 정체성을 제대로 알리는 계기로 삼고 싶었다.

이를 위해 언론학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예컨대 곽복산 선생 등이 창립한 한국언론학회의 자취가 거의 없어진 상태였다.

이를 부활하기 위해 총회를 소집했다. 이 일에 당시 서울대 신문연구소 김규환 교수를 돕고 일을 성사시킨 기억이 새롭다.

그 무렵 서울대 신문연구소는 서울대 신문대학원으로 승격하면서 발전적 해체를 준비하는 단계였다.

그런 전환기에 침체된 언론학회를 다시 살리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당시 몇 십 명 안 되는 회원이 모였다.

최준 교수를 비롯 학계 원로는 물론 신진학자들도 참여했다.

한국언론학회 회장으로 김규환 교수를 선출하고 임원진을 구성했다.

무기력한 언론학회를 다시 살리는 일에 힘을 기울였다.

경희대 한병구 교수가 회장 때는 총무이사로 일했다.

차기 회장제 신설 등 학회 내규와 조직 정비를 전담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C후보 보다 필자가 회장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한국언론연구회 은퇴 교수들이 2004년 서울 신촌에서 신년 모임을 갖고 있다. 오른쪽 첫번째가 필자.

언론학계와 언론계가 상호 협력하는 여건 마련이 절실함을 호소했다.

이를 위해 언론학회는 학문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이에 상응하는 언론계 변화를 기대했다.

​한국언론학회 언론상 제정을 약속하고 회원들의 호응을 기대했다.

개표 결과, 필자와 C교수는 상당한 표차가 났다.

필자는 한국언론학회 제17대 학회장에 당선됐다.

당선 6개월 뒤 회장 선거 때 공약한 ‘제1회 한국언론학회 언론상’ 시상식을 주관했다.

영광이었다.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

“그러므로 나는 달음질하기를 향방 없는 것 같이 아니하고 싸우기를 허공을 치는 것 같이 아니하며”(고전 9:26)”

정리=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