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연내 금리인하를 시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국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주(2월 27일~3월 3일) 국내 투자자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국채 불 3X ETF(TMF)’를 3425만달러(약 446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전체 미국주식 가운데 가장 큰 순매수 규모다.
해당 ETF는 만기 20년 이상인 미국 국채를 3배로 추종하는 ETF다. 미국 국채 가격이 오르면 3배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지난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섰던 연준이 올해는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며 채권 ETF 인기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르면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지난 2월부터 미국 채권 ETF로 투자금이 모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채권 금리가 내려가면 기존에 발행된 채권 매매 가격도 상승한다. 금리 인상기에 하락했던 채권 ETF 수익률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일부 연준 고위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 이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0% 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아직까지 빅스텝 단행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FOMC 이전에 2월 고용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오겠지만 정점은 지나갔다고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도 같은 기간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미국 나스닥 지수 ‘3배 레버리지’ 상품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의 순매수 규모는 3041만달러(약 396억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달 1만1904까지 치솟았다가 한 달 간 3% 이상 빠졌지만 이달 들어 회복 기미를 보이며 최근 이틀 연속 상승 마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