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핵관 겨냥 “망국신…정당을 난장판 만들어”

입력 2023-03-05 10:07 수정 2023-03-05 11:48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저서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저서 ‘이준석의 거부할 수 없는 미래’에서 윤핵관을 겨냥해 “망국신(亡國臣·나라를 망하게 하는 신하), 지금 이 시대에 떠오르는 하나의 집단이 있다. 군주가 이들을 멀리해야 하는데, 사실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인다”라고 쏘아붙였다.

이 전 대표는 신하의 참소와 모함으로 군주가 잘못된 판단을 내린 역사적 사례들을 열거하며 “대놓고 거짓 정보와 음해가 난무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지도자가 그런 정보를 소비하는 것을 좋아하고 즐기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또 “대선이 끝난 뒤 소위 윤핵관을 중심으로 세대포위론이 실패했다는 등 정치적 공세가 이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이후 ‘일군의 무리’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정당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놨다. 애초에 권력욕밖에 없었다”며 선거백서가 작성되지 않은 책임을 윤핵관에게 돌렸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바로세우기(국바세) 토크콘서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진 것과 관련해서는 “(후보와) 시간을 같이 보냈다면 득표는 덜했겠지만 직접 소통이 가능했을 것이고, 오해나 억측이 발생할 가능성도 작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내가 후보와 다른 동선 위주로 돌아다니지 않았더라면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했을 가능성도 크다”며 “특히 후보는 지지세가 강한 편인 영남 지역을 도는 일정을 좋아했다. 공직선거를 처음 뛰어보는 후보의 입장에서는 환호해주는 군중이 많고 반응이 좋은 지역에 가면 힘을 얻으니 이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과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이에 오간 텔레그램 메시지가 포착되면서 논란이 됐던 ‘체리따봉’ 사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자당의 원내대표와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이는 (대통령이) 보편화된 다른 방법들, 즉 전화나 문자, 카카오톡 등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순방 기간 불거진 ‘바이든-날리면’ 논쟁과 관련한 정치권의 언론관도 지적했다.

그는 “국민이 모두 육성으로 똑똑히 들은 ‘바이든’을 가지고 고소·고발과 진영 간의 패싸움을 일으킬 이유는 무엇이었을까”라며 “정당의 언론정책이 언론 길들이기여서는 곤란하다”고 비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