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배신! 또 실망시키면”…수박 깬 개딸들 [포착]

입력 2023-03-04 09:03 수정 2023-03-04 09:1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 구성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반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이 수박은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뜻이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 ‘개딸’(개혁의 딸)들이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한 이른바 ‘수박 깨기’ 행사를 벌였다.

일부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모인 ‘더불어 수박깨기운동본부’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수박 깨기’ 행사를 진행했다. 10여명가량의 지지자들이 결집한 가운데 수박 두 통과 100여개의 수박 모형 풍선들이 준비됐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으로, 이 대표 지지자들이 지난 대선 당시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 등 비명계를 비난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 구성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 당사 앞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반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 구성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 당사 앞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반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7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민주당 이탈표가 다수 나오자 일부 지지자들은 비명계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며 ‘수박 색출’에 나선 바 있다. ‘수박 깨기’ 집회를 통해 직접 행동에 나서며 그 세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사회자는 “민주당 의원이 어떻게 대표를 배신하고 당원을 배신하고 말도 안 되는 가결투표에 참여할 수 있겠나. 이건 반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이재명 대표를 협박하고 겁박하며 공천 주지 않으면 가결에 투표하겠다고 한 의원들이 몇 명이냐”고 묻자, 지지자들은 “40명 가량” “내부의 적이 무섭다”고 호응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 구성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 당사 앞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반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 구성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 당사 앞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반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발언에 나선 한 30대 여성 지지자는 “이재명 대표가 있는 한 그 분이 어떻게 되든 끝까지 믿고 지킬 테니 수박은 내 말 잘 들어야 한다. 다음에 또 우리를 실망하게 만들면 이렇게 만들 것”이라며 수박 모양의 풍선을 밟아 터뜨렸다.

다른 참석자는 당사 앞에 마련된 트럭에 올라가 수박을 주먹으로 깨며 ‘수박들 꺼져라’라고 항의했다. 이후 다른 참석자들과 수박을 나눠먹기도 했다.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오후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한편 민주당 정치혁신위원회가 당내 주요 사안을 결정할 때 권리당원 의견 반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혁신위 내부 보고서에 현역 국회의원을 포함해 지역위원장을 평가하는 당무감사 항목에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새로 추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이에 따르면 전당대회 투표에서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현행 40%에서 50%로 확대하고, 대의원 투표 비중은 기존 30%에서 20%로 줄어든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이탈표 사태로 당내 계파 간 신경전이 고조된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향후 공천 심사나 지도부 구성이 강성 지지층에 휘둘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