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타 조합원에 쌍욕을 하라’고 지시한 민주노총의 내부 회의 자료를 공개하며 “이게 노조인가, 조폭인가”라고 비판했다.
원 장관은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노조가 태업에 참여하지 않는 타워크레인 기사들, 비노조원들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욕설하라는 지침까지 주면서 협박한다”며 민주노총의 회의 자료를 첨부했다.
회의 자료에는 “근무 시간 외 타워에 타 조합원이 근무 시 X쌍욕만 해 달라” “직원이 대리 근무하는 것은 파업 기간이 아니므로 우리가 막거나 방해하면 안 된다. 단 인적사항(이름, 연락처, 나이)을 기록해 보고하라” 등 내용이 담겼다.
원 장관은 “욕설과 순찰은 협박이고, 신고와 징계는 보복이며, 노조법 위반으로 불법”이라며 “타워 기사님들은 노조의 불법 행위 지침에 응하지 마시고, 보복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원 장관은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월례비를 거부하고, 주 52시간 노동과 안전 작업을 준수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불법 태업”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돈 뜯어 갈 때는 잘하기만 하던 작업에 대해 속도를 늦추거나 효율을 떨어뜨리고, 특정 작업을 거부하는 것은 성실의무위반이며 정당한 근무지시 불이행”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건설노조는 정부의 월례비 근절 방침에 동의한다며 건설업계에 그동안 월례비의 대가로 요구했던 위험 작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건설노조는 “월례비가 근절되면서 작업시간이 준수되고, 위험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작업 속도는 그 전과 비교해 느려질 수밖에 없다”며 “원 장관의 말대로라면 그동안 월례비로 인해 해왔던 초과근무와 위험작업들은 그대로 하라는 것인데, 앞뒤가 전혀 맞지 않다”고 맞받았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