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작 3개홀과 마지막 3개홀에서 무려 7타를 줄였다. 강한 자신감과 무서운 집중력이 아니면 불가능한 스코어다. 바로 그런 점이 그를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올려 놓았다 해도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의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질 않을 기세다. 람은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클럽 &로지(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특급 대회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 달러) 첫날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단독 선두에 자리했다.
람은 올해 출전한 5개 대회에서 ‘우승-우승-7위-3위-우승’의 성적을 거뒀다. 이번 대회서도 우승하면 올 들어 4번째 우승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경험치 못한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주 혼다클래식에서 7년여만에 통산 5승째를 거둔 크리스 커크(미국), 지난 시즌 신인왕 캐머런 영(미국), PGA투어 생애 첫 승에 나선 커트 기타야마(미국)가 2타차 공동 2위다.
람은 지난달 20일 특급 대회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서 우승하면서 11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를 되찾았다. 만약 이번 대회마저 우승하면 스코티 셰플러(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간발의 포인트 차이로 경쟁중인 세계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간다.
람은 1∼3번홀 연속 버디로 쾌조의 출발을 했다. 8번홀(파4)에서 옥의 티인 보기를 범했지만 12번홀(파5) 버디로 만회했다. 그리고 16∼18번 홀에서 4타를 줄이는 무서운 뒷심으로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꿰찬 채 1라운드를 마쳤다. 특히 16번홀(파5) 이글이 압권이었다. 그는 두 번째샷을 홀 7m 지점에 떨궈 이글로 연결했다.
람은 경기를 마친 뒤 “실수를 최소화했고 실수를 잘 무마해서 좋은 스코어가 나왔다. 스윙도 좋고 멋진 라운드였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더 잘 할 수도 있었다”면서 “이제 1라운드를 쳤을 뿐이다. 최종 라운드도 이렇게 잘 치길 바랄 뿐”이라고 정상 등극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우승까지는 경쟁자의 면면이 만만치 않다. 우선 상승 분위기를 탄 커크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 커크는 보기는 2개로 줄이고 버디 7개를 잡아 2주 연속 우승 발판을 마련했다.
작년 우승자이자 세계랭킹 1위 탈환에 나선 스코티 셰플러(미국)도 람에 3타 뒤진 공동 5위(4언더파 68타)에 자리해 호시탐탐 우승을 넘보고 있다. 잰더 쇼플리,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도 셰플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반면 세계랭킹 3위로 밀린 매킬로이는 1오버파 73타로 공동 68위로 부진했다. 매킬로이는 버디 3개를 잡았으나 보기 2개에다 5번홀(파5) 더블보기가 아쉬웠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이경훈(32·CJ대한통운)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경훈은 보기 1개에 버디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23위에 자리했다.
2019년과 2020년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3위에 올라 기대를 모았던 임성재(25)는 1언더파 71타로 공동 35위에 자리했다. 시즌 1승을 거두고 있는 김시우(28·이상 CJ대한통운)도 임성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성현(25·신한금융그룹)과 김주형(21·나이키)는 나란히 이븐파 72타를 쳐 공동 50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이번 시즌 PGA투어에 재입성한 안병훈(32·CJ대한통운)은 3오버파 75타로 부진, 컷 통과에 비상이 걸렸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