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이달 대규모 연합연습 재개…北 “어리석은 자멸행위”

입력 2023-03-03 10:40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과 아이작 테일러 한미연합사 공보실장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한미 '2023 자유의방패(FS)' 연합연습 계획에 대해서 공동 브리핑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정부 당시 대북 유화기조로 중단된 전구(戰區)급 대규모 실기동 한미 연합연습이 5년 만에 부활했다. 북한은 선전매체를 통해 훈련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의 수위를 높였다.

한·미 군 당국은 연합방위태세 확립을 위해 오는 13일부터 23일까지 11일간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FS) 연합연습을 시행한다고 3일 공동 발표했다.

한·미는 이날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최근에 일어난 전쟁·분쟁 교훈 등 변화하는 위협, 달라진 안보 환경이 반영된 연습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맞춤형 연습을 펼쳐 동맹의 대응능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는 이번 FS 연습 기간에 쌍룡 연합상륙훈련과 연합특수작전훈련(Teak Knife·티크 나이프) 등 20여 개 훈련을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연합야외기동훈련의 수준은 과거 독수리훈련(FE) 이상으로 확대한다.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 2018년을 끝으로 문재인정부에서 중단된 전구급 연합연습이 부활하는 것이다.

이날 공식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한반도에 전개한 미 항모가 참가하는 연합항모강습단훈련, 한미일 미사일경보훈련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FS 연습 기간 집중적으로 시행하는 연합야외기동훈련 명칭은 ‘전사의 방패 연합야외기동훈련’(Warrior Shield FTX·WS FTX,·워리어실드 FTX)으로 명명했다.

이전 정부의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로 연합 FTX는 대대급 이하로 축소 시행됐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작년 하반기 ‘을지자유의 방패’ 훈련에서 연대급 이상 기동훈련이 재개됐고 이번 FS에서 전구급 FTX(실기동)가 재가동 됐다.

한·미는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연합방위태세를 확고히 하겠다는 한미 연합군의 능력과 의지를 상징한다”며 “FE 수준으로 확대된 대규모 연합야외기동훈련을 집중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즉각 반발했다.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3일 ‘어리석은 자멸행위’라는 기사를 통해 “온 한해를 북침 전쟁연습으로 보내려는 반공화국 대결의 시간표인 동시에 북침전쟁 마차가 광란적인 굉음을 울리며 미친 듯이 질주할 운행 노정에 대한 공표”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올해 벌이려 하는 합동 군사연습들이 명백히 우리에 대한 핵 선제공격을 숙달 완성하기 위한 북침 핵전쟁연습”이라며 “괴뢰 군부호전광들의 전쟁 광기가 극도에 이르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2월에 진행된 한·미 간 연합훈련들을 열거하며 “이것만 봐도 전쟁의 불구름이 어디에서 밀려오고 있는가, 조선반도(한반도) 정세가 긴장격화로 치닫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면서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이 전쟁 불장난 소동들에 ‘방어’의 외피를 씌우며 정세 악화의 원인을 우리 공화국에 전가하는 것은 뻔뻔스럽다”고 비난했다.

한·미 양국 군은 북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감시·경계태세를 격상 강화한 가운데 훈련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