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남학생 말 못할 고민, 혹시 ‘고환염’ 때문?

입력 2023-03-03 10:20 수정 2023-03-03 10:31
클립아트코리아

3월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단체생활 증가로 우려되는 감염병 주의 안내문들이 많아졌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유행으로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면서 감염병 발생이 줄었지만 올해는 마스크 의무착용이 해제되면서 감염병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 감염병으로는 인플루엔자(독감) 홍역 수족구병 이하선염을 들 수 있다.

특히 겨울철 실내생활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주로 15세 이하 소아청소년에게 발생하는 유행성 이하선염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볼거리’로 불리는 이하선염은 파라믹소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성 질환이다. 사람의 침을 통해 전파되며 늦겨울이나 봄철에 잦다.

2∼3주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한쪽이나 양쪽 볼이 부어오르고 근육통 식욕부진 두통 발열 구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전염성이 매우 강하며 심한 경우 뇌수막염이나 난소염, 췌장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유행성 이하선염을 겪은 환자의 14∼35%에서 고환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의 음낭 안에 위치한 내분비기관인 고환은 달걀 모양으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생산해 혈액으로 분비되게 하며 정자를 만들어 인접한 부고환과 정관을 거쳐 사정 시 요도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고환에 대장균 결핵균 포도상구균 등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원인이 돼 염증이 생기는 것이 고환염이다. 대부분 다른 장기에서 발생한 1차성 염증이 고환으로 이어져 초래되는 2차성 염증인 경우가 많다.

고환염은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고환이 비대해지는 것이 가장 대표적 증상이며 음낭이 붉어지고 손으로 만졌을 때 참기 어려운 통증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하복부까지 통증이 퍼지거나 걷거나 앉는 것이 힘들다. 고열 메스꺼움 오한 전신피로감이 동반될 수도 있다.

비뇨의학과 안홍점 전문의(대동병원)는 3일 “새학기를 맞이한 소아청소년을 비롯해 대다수 남성들은 생식기 부위에 나타나는 통증을 남에게 말하기 꺼린다. 통증을 숨기고 방치하면 더 심각한 후유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을 경우 신속하게 병원을 방문해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환염의 진단은 문진 및 촉진 등 신체검사를 통해 이루어지며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혈액검사, 소변검사, 고환주사, 초음파 검사 등을 시행할 수도 있다.

고환염을 일으킨 원인에 따라 항생제 소염진통제 등 약물요법이 시행된다. 고환에 열감이 심한 경우 증상 완화를 위해 냉찜질을 시행할 수도 있다. 염증이 심해 농양이 발생했다면 수술 등 외과치료가 필요하다.

안 전문의는 “고환염을 방치할 경우 고환 위축이나 불임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특히 학교 다녀와서 말 못할 고민을 가진 듯한 소아청소년기 남학생이 있다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성 고환염은 이하선염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므로 예방 주사를 맞는 것이 권고된다. 요로감염을 겪었거나 생식기 감염 등으로 수술받은 적 있다면 고환염이 발생할 확률이 높으므로 일상생활 중 신체에 나타나는 이상 증상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