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e스포츠 ‘바이퍼’ 박도현이 다양한 승리 플랜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화생명은 2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정규 리그 7주 차 경기에서 농심 레드포스를 2대 0으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로 9승4패(+8)를 기록했다. 2위 디플러스 기아, 3위 젠지에 세트득실만 각각 3점, 2점 뒤진 4위가 됐다.
한화생명의 경기력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린다. 시즌 초반에는 느린 게임에서만 강점을 드러내는 듯했으나, 갈수록 게임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날 2세트는 내셔 남작 등장도 전인 18분 만에 마무리하면서 LCK 역대 최단시간 승리 2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박도현은 이날 경기력을 두고 “깔끔했다”고 짧게 함축해서 표현했다. 그는 “항상 한화생명에 따라다니는 ‘느린 팀’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자극이 되고, 더 나은 경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며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그렇지 않다는 걸 증명하고 싶단 오기가 생기곤 한다. 우리 팀은 훨씬 다양한 색깔의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2세트와 관련해 “초반 라인전부터 사고가 많이 났다. 그 점을 이용해 게임을 빠르게 굴렸다”며 “여러 군데서 상대를 공격했더니 잘 통했다”고 평가했다. 또 이른 시간에 억제기를 부수고 게임을 끝낼 시도를 한 것과 관련해서는 “약간의 변수가 있을 것 같기도 했지만, 우리의 성장 상황이나 상대의 챔피언 조합을 봤을 때 게임을 끝낼 수 있겠다고 봤다”고 밝혔다.
시즌 초 예상 밖 부진이 결과적으로는 보약이 됐다. 박도현은 “시즌 시작 후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이른 타이밍에 3번의 패배를 겪었다”며 “(전력이 강하다는 이유만으로) 자만하지 않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앞으로 상위권 팀들과 연전을 펼친다. 첫 상대는 2위 경쟁자인 디플러스 기아다. 1라운드 땐 한화생명이 완패했다. 박도현은 “앞으로가 정말 중요한 경기들”이라면서 “경기의 무게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1라운드 때처럼 패배하지 않기 위해선 바텀 라인 주도권이 중요하다”면서 “양쪽 바텀이 영향력을 얼마나, 어디로 미치는지가 승패와 직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라운드 땐 우리가 상대 챔피언에 맞춰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음에도 게임 시작 후에 놓친 것들이 많았다. 라인 주도권을 등한시하고 좋아하는 픽들을 하기도 했다.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게임을 쉽게 내줬다”며 아쉬워했다.
끝으로 박도현은 “남은 다섯 경기도 잘 준비해서 팬분들께서 기대하시는 모습을 전부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승리를 팬분들께 선물해드릴 테니, 팬분들께서도 끝까지 우리를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