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이마트, 폐점시간 1시간 ↓

입력 2023-03-03 00:03

밤늦게 장보는 고객이 줄면서 이마트가 영업시간 조정에 나섰다.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 문화와 코로나19 이후 귀가를 서두르는 경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가 내달 3일부터 전국 점포의 영업 종료 시간을 오후 11시에서 10시로 앞당긴다고 2일 밝혔다. 야간에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고 ‘피크타임’ 방문이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또 다른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영업시간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이마트는 앞서 전국 136개 점포 중 66개 점포 영업 종료 시간을 10시로 조정했다. 여기에 오후 11시까지 열던 나머지 점포들의 영업시간도 오후 10시로 1시간 단축하기로 했다. 단, 야간 방문객과 유동 인구가 많은 ‘왕십리·자양·용산·신촌점’ 4곳은 오후 10시 30분까지 영업한다.

이마트의 영업시간 일괄 조정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8년 마트 직원의 주 35시간 근무 도입으로 73개 점포의 영업시간이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처음 조정됐다. 이마트는 그동안 계절적 요인에 따라 영업시간을 일시적으로 탄력 조정해왔다. 하계시즌에는 무더위를 피해 늦은 저녁 매장을 찾는 고객을 위해 폐점시간을 30분 늦췄고, 야간 쇼핑이 줄어드는 동계시즌에는 한시적으로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했다.

하지만 고객들의 소비 패턴 변화로 야간 쇼핑이 꾸준히 줄면서 영업시간을 1시간 앞당기게 됐다. 이마트의 오후 10시 이후 매출 비중은 2020년 4.4%에서 지난해 3.0%로 감소했다. 대신 ‘피크 타임(오후 2시~6시)’ 에 고객 집중도는 평일 40%, 주말에는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 정착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퇴근 시간이 빨라져 대형마트를 찾는 시간대도 앞당겨졌다”며 “영업시간 조정은 고객들의 소비 패턴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영업시간은 탄력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대형행사와 여름 휴가철 등 전체 고객이 증가하고 야간 방문 비중이 커지는 시기에는 영업시간을 늘린다. 또한, 기존 서비스 인력 재배치로 피크 타임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마트는 영업시간 조정으로 아낀 전기-가스료 비용을 상품 경쟁력 강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영업 종료 시간 조정으로 기존 에너지 사용량 대비 3%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국에 133개 점포를 운영 중인 홈플러스도 영업시간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영업시간 단축을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영업시간 변경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조정한 기자 j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