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女 마약류 다이어트약 먹고 환각…차량 6대 충돌

입력 2023-03-02 17:06 수정 2023-03-02 17:08
뉴시스.

제주 서귀포에서 차량 여러 대를 들이받는 등 난폭운전을 한 20대 여성이 평소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복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제주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차와 승용차 등 차량 6대를 들이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및 난폭 운전)로 입건된 20대 여성 운전자 A씨는 식욕억제제를 과다 복용해 사고 당시 환각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11시10분쯤 서귀포시 토평동 한 마트 인근 도로에서 아버지 명의의 K7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덤프트럭과 버스, 경찰차 등 차량 6대를 들이받았다. A씨는 1차 조사에서 “전시 상황이라 다른 차량을 대피시키려고 했는데 경찰이 훼방을 놓았다”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량에서 마약류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 식욕억제제를 발견했고, A씨가 이를 과다 복용해 환각 등 부작용을 겪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경기지역 한 병원에서 향정신의약품 성분 펜디메트라진이 포함된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아 복용했다. A씨는 그의 어머니가 처방받은 다이어트약도 몰래 복용했는데 그중에는 향정신성의약품 성분 펜터민이 포함된 식욕억제제도 있었다.

A씨는 범행 직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다가 풀려나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사건 당시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고, 소변 간이시약 검사에서도 마약 음성 반응이 나왔다”며 “평소 마약류 식욕억제제 의존증이 있었다는 주변인 진술 등이 있어 A씨가 추가로 처방받아 복용한 약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