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반일감정 이용해 정치적 이익 얻으려는 세력 있다”

입력 2023-03-02 16:29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둘러싸고 야권의 비판이 제기되는 데 대해 “(한·일) 양국 국민들은 과거보다 미래를 보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일제 침략의 원인을 우리 탓으로 돌리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질문에 “3·1절 연설의 핵심은 안보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한·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 관계자는 “한·일 관계는 늘 과거도 있고, 현재도 있고, 미래도 있지 않느냐”면서 “모든 게 함께 얽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야권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의 기념사를 두고 ‘식민사관’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에는 두 세력이 있는 거 같다”며 “한쪽은 어떻게든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세력, 또 하나는 어떻게든 반일 감정과 혐한 감정을 이용해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연 어느 쪽이 좀 더 국가 이익을 위해 고민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고민하는 세력인지 현명한 국민들이 잘 판단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며 “변화하는 세계사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면 과거의 불행이 반복되게 될 것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이완용의 말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모두 일제 강점과 지배를 합리화하는 식민사관”이라고 비판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도 성명을 내 “일본 군국주의의 야욕에 기인한 침략과 이로 인한 우리 민족의 고통스러운 역사를 오로지 우리 민족의 문제라고 평가하는 만행”이라고 밝혔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