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차세대 모델 반값 조립”에도 주가는 하락

입력 2023-03-02 15:43 수정 2023-03-02 17:34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차세대 모델의 조립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픽업트럭 모델인 사이버트럭의 연내 출시 계획도 전했다. 그러나 기대를 모은 신차 공개가 이뤄지지 않는 등 전체적 내용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테슬라는 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열린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이같은 향후 비전을 제시했다. 라스 모래비 테슬라 차량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전기차 디자인과 공중 효율성 향상을 통해 차세대 모델은 모델 3나 모델 Y 조립비용의 절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립 공정상의 복잡성과 시간을 줄이는 ‘언박스드(Unboxed)’ 모델이라고 부르는 미래 생산 프로세스를 설명했다. 사용자들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선루프 등을 없애겠다는 구체적 예시를 제시하기도 했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연간 생산량을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테슬라는 지난해 13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는데, 오는 2030년까지 생산 능력을 연 2000만대로 끌어 올리겠다고 했다. 테슬라의 차량생산·판매를 총괄하는 톰 주는 “4개의 기가팩토리 외에 새로운 공장을 계속 지을 예정”이라며 “45초마다 1대 생산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이날 새 기가팩토리 후보지로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지역이 선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 규모는 약 50억 달러(6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이버트럭의 연내 출시 계획도 전했다. 2019년 최초 공개된 사이버트럭은 2021년~2022년 사이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여러 차례 일정이 연기됐다. 해당 모델이 양산에 들어가면 2020년 모델Y 이후 3년 만에 출시하는 신차가 될 전망이다.

다만 관심을 끌었던 신차 공개는 없었다. 베일에 가려진 모델 2종만 슬라이드를 통해 제시됐을 뿐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신규 모델을 묻는 질문에 “별도 행사를 통해 공개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반값 전기차 ‘모델2’에 대한 발언도 나오지 않았다.

테슬라는 이날 정규장에서 1.43% 하락했는데, 모든 발표가 끝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5% 넘게 하락했다. 테슬라 측이 신차의 성능과 외관, 출시 시기 등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것이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준 것으로 보인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